사라짐, 맺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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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새로운 독자를 위한 문학평론가 김현 ‘다시 읽기’
일상에 가까운 언어로 기록된 친밀한 이야기들


한국 문학은 김현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김현을 지금 다시 읽는 일은 한국 문학의 현재를 두텁게 한다.
_이광호(문학평론가)

문학평론가 김현(1942~1990)의 『사라짐, 맺힘』이 [문지 에크리]로 출간되었다. 김현은 문학과지성사의 창립자이자 동시에 김병익, 김주연, 김치수와 계간 『문학과지성』을 창간했다. 1962년 비평 활동을 시작한 이래 한국 문학에 그가 던진 수많은 질문과 지성을 바탕으로 한 성실한 비평문은 지금까지도 문학을 공부하는 많은 이들에게 필독해야 할 글로 남아 있다. 이 책에 수록된 글은 1993년 완간된 [김현 문학전집](문학과지성사, 전 16권) 중 13권 『김현 예술 기행/반고비 나그네 길에』와 14권 『우리 시대의 문학/두꺼운 삶과 얇은 삶』에서 문학평론가 이광호가 선정했다. 각 글이 씌어진 시기는 1960년대부터 1990년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정확히 특정하기 어려우나, 6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중후반에 걸친 글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좀더 일상에 가까운 김현의 산문을 통해 우리는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 보았던 한국과 예술, 그리고 삶에 관한 그의 사유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1부는 생활의 공간에서 김현이 느낀 문화적 현상에 대한 짧은 단상들로 이뤄졌다. 특히, 「두꺼운 삶과 얇은 삶」에서 그는 한국의 주거 문화를 바꾼 아파트 단지 내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에서의 변화가 어떻게 사회의 문화를 바꾸어내는지에 관해 날카롭게 집어낸다. 이외에도 ‘라면’ ‘가족의 죽음’ ‘술’ 등 그의 삶에서 한 시기에 집중되었던 사건과 소재를 중심으로 인생에 관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산문이 실렸다. 2부는 마치 김현의 일기장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가 일평생 지속했던 독서 체험과 동시에 그를 사로잡았던 삶의 문제들을 단단히 엮어낸 ‘읽기 그리고 쓰기’에 관한 글들이 수록되었다. 3부에는 김현이 외국을 여행하며 느낀 기행문들이 실렸다. 단순히 외국에 관한 감상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그 스스로가 타자의 위치에 놓이는 경험을 통해 다시 한국의 현실을 직시하게 된 당시 지식인으로서의 면모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4부에서는 인접 예술, 즉 만화·음악·영화를 중심으로 한 글쓰기를 살펴볼 수 있다. 5부에는 그가 직접 방문한 유럽의 여러 미술관에서 감상한 피카소, 자코메티, 고흐 등의 작품에 관한 짧은 비평적 성격의 글들이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