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인간> (알베르 카뮈, 열린책들)
<최초의 인간>은 부조리와 반항을 얘기한 실존주의(카뮈 자신은 실존주의자가 아니라고 했지만) 작가 알레르 카뮈(Albert Camus)가 쓴 미완의 작품이자 자전적 소설이다. 카뮈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지 3년이 갓 지난 1960년 남프랑스에서 파리로 향하던 중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다.
카뮈가 탔던 자동차로부터 사고의 충격으로 튕겨나간 검은 색 가방 속에는 파리로 출발하기 바로 직전까지 몰두했던 육필 원고가 하나가 들어있었다. 그 미완의 작품이 바로 <최초의 인간>이다. 사고 후 <최초의 인간>의 출간은 여러 이유로 좌절되었고 카뮈 사후 34년이 지난 1994년이 되서야 비로소 출간 될 수 있었다.
미완성된 채로 남겨진 원고 정리에만 2년 반이 걸렸다고 하니 실제 출간 작업은 훨씬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다면 작품의 제목 ‘최초의 인간’은 누구이며 무슨 의미일까? 이에 대해 번역자 이화영은 번역 후기에서 ‘그러나 그가 찾아낸 것은 아버지의 철저한 부재와 어머니의 침묵뿐이었다.
그것은 가난과 무지, 기억 상실과 무관심의 세계였다. 예컨대 그것은 무의 세계였다. 이리하여 그는 자신이 텅 비어있는 무의 세계와 마주한 <최초의 인간>임을 발견한다.’고 했고 저자 카뮈 역시 ‘그가 오랜 세월의 어둠을 뚫고 걸어가는 그 망각의 땅에서는 저마다가 다 최초의 인간이었다.’고 했다. 말하자면 이 세계에 던져진 개개인의 우리, 곧 인간 모두가 최초의 인간이다. “20년을 같이 살고 난 끝에 그 사람은 자기 아내가 제과점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게 된 거야. 그래 아내의 거동을 유심히 살펴본 결과 그녀가 일주일에 여러 번씩 거길 찾아가서 커피 과자를 잔뜩 먹고 나온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네. 사실이야. 아내가 단 것을 싫어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커피 과자를 아주 좋아했던 거지” (최초의 인간, 열린책들 p 39)
묘지에 묻혀있는 아버지의 삶에 관하여 알고 싶어하는 주인공 코르므르에게 ‘말랑은 말한다.
20년 동안이나 같이 살았음에도 한 인간을 알 수 없는 것이라면 죽은 지 40년이 지난 아버지에 대해 알 수 있는 건 더더욱 없다고. 자신의 아내에 관한 에피소드로 에둘러 말한다. 여기에서 지나치지 못하는 한 가지 의문이 있다. 말랑의 아내는 대체 왜 20년 동안이나 커피 과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숨겼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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