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I Love Her>가 들어가 있는 10주년 솔로 라이브 앨범 <Brad Mehldau 10 years Solo Live> (Nonesuch, 2015)는 브래드 멜다우가 지난 2004년 ~ 2014년까지 10년간 유럽에서 가졌던 솔로 콘서트 연주곡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델로니어스 몽크, 존 콜트레인의 재즈 스탠더드 뿐만 아니라 그가 평소 좋아하던 핑크 플로이드, 라디오헤드, 비치 보이스, 너바나,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브람스에 멜다우 자신의 자작곡까지 포함한 총 31곡만을 골라내어 무려 4장의 CD에 담아낸 작품입니다.
각 CD별로 Dark/Light, The Concert, Intermezzo/Ruckblick, E Minor/E Major 등 각기 다른 타이틀을 붙였습니다. 연주들은 당시 멜다우가 40대 시절이었던 것 만큼 데뷔 당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신선함보다는 스윙감을 놓치지 않으면서 적절한 텐션으로 절제된 감정을 조절하는 성숙함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라이브 음원답게 청중들의 박수소리와 환호가 더해져 현장성이 극대화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소개하는 곡 <And I Love Her>는 CD1의 다섯 번째 트랙입니다. 비틀즈의 원곡이 2분 30초 정도의 비교적 짧은 연주인데 비해 브래드 멜다의 연주는 무려 16분에 가까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사없는 연주임에도 원곡 가사의 절절함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듯 합니다.
특히 초반 잠깐의 서정적인 연주 이후 5분여가 지나면서부터 마치 키스 자렛의 솔로를 듣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황홀해집니다. 브래드 멜다우가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연주를 펼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습니다. 아니, 멜다우 뿐만 아니라 이 당시 연주를 들었던 모두가 미쳤을 겁니다. 그 대상이 사랑이든 멜다우든 뭐든간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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