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제물포구락부에서 온 편지 Vol.26

모비딕
2020-09-07
조회수 160
자주적 개항의 상징적 서사자원





매일 함께 하는 식구들 얼굴에서 
삼시 세끼 대하는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때마다 비슷한 변변치 않은 반찬에서 
새로이 찾아내는 맛이 있다. 

간장에 절인 깻잎 젓가락으로 잡는데 
두 장이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아 
다시금 놓자니 눈치가 보이고 
한번에 먹자니 입 속이 먼저 짜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나머지 한 장을 떼어내어 주려고 
젓가락 몇 쌍이 한꺼번에 달려든다. 

이런 게 식구이겠거니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내 식구들의 얼굴이겠거니 

-글, 유병록 시인   그림, 조관제 화백

19세기 러시아의 위대한 작가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Nikolai Vasil’evich Gogol)의 작품들을 읽다 보면 생각나는 연주자가 있다. 
바로 캐나다 출신의 피아니스트 ‘칠리 곤잘레스(Chilly Gonzales)다. 그가 연주한 곡 중에 특별히 ‘Gogol’이라는 곡이 있기 때문이다.

칠리 곤잘레스는 특이한 이력의 아티스트다. 딱히 재즈에만 국한하지 않는 피아니스트이자 프로듀서이며 영화의 각본, 음악은 물론 주연까지 맡아 열연한다. 
그런가 하면 일렉트릭 뮤직에 랩까지 구사하는 토탈 엔터테이너다. 2010년 아이패드 광고음악인 Never Stop으로 대중성까지 확보했다. 
범상치 않은 그의 행보는 그의 음악세계를 탐구하는 뮤직 다큐멘터리 영화 ‘닥치고 피아노!’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필립 예디케 감독, 2018 개봉)


매일신보 1918년 1월 11일자에 게재된 구세군 10주년 관련기사에는 '서대문거리'의 구세군영 전경이 함께 등장한다. 
1908년 10월에 처음 이땅에 상륙한 구세군은 새문밖 평동에 그 근거지를 마련하였으나 지리적인 불편을 깨닫고 이내 한달 만에 성문 안쪽의 야주개에다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이곳에 새로운 구세군 본영을 건설하여 1910년 6월 19일에 낙성식을 거행하였고, 서대문로 일대의 도로확장으로 1915년 7월에는 790평의 대지위에 연건평 184.5평 규모의 건물을 새로 지어 올렸으니, 이것이 곧 사진 속에 보이는 건물이다. 지금 이 자리에는 1972년 8월 31일에 준공한 '구세군회관'이 들어서 있다. 

“지중해는 안개의 비극성과는 다른 태양의 비극성을 지니고 있다. 어떤 저녁 나절, 바닷가 산기슭에 작은 해안선의 나무랄 데 없는 곡선 위로 밤이 내리면, 그때 고요한 바닷물에서는 가슴 저린 어떤 충일감이 솟아오른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절망에 닿았었다면 그것은 언제나 아름다움을 통해서, 그리고 아름다움이 지닌 억압적인 그 무엇을 통해서였다는 것을 이런 곳에 오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황금빛의 불행 속에서 비극이 그 절정에 달한다” (결혼.여름, 알베르 카뮈, 135p)

카뮈가 말하는 태양의 황금빛 비극성은 이를테면, 이방인의 뫼르소가 핑계를 댄 살인 동기로서보다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프루스트)의 ‘베르뒤랭’ 부인이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바그너의 곡을 금지시킨 이유같은 것이리라. 2020년의 여름은 무엇으로 기억될까? 
카뮈의 여름이 온통 태양인 것처럼 차라리 우리의 지금 이 여름도 태양만으로 기억되면 얼마나 좋을까?

구한말 조선을 다녀간 수많은 외국인들. 그들이 남겼던 글과 말과 그림속에서 역사가 미처 기록하지 못했었던 진정한 우리를 이제야 제대로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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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바비가 도착하기 직전 제물포구락부 
-8월27일
태풍 바비가 도착하기 직전 역사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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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조관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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