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제물포구락부에서 온 편지 Vol.86

개항장의 숨은보석 제물포구락부


제물포구락부 드립백 엘리자베스 키스 에디션
근대 한국의 풍경과 사람들에게 매료되었던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로부터 영감을 얻어 제작한 드립백 커피입니다.

제물포구락부 드립백 제물포시대 에디션
개항기 이후 제물포 풍경을 섬세한 붓 터치로 그려낸 김광성 화백의 수묵화에 영감을 얻어 제작한 드립백 커피입니다. 한잔의 커피로 다채로운 제물포 시대의 모습과 역사를 음미해보세요.

제물포구락부 드립백 스페셜 에디션은 2021년 인천시 관광공모전 대상을 수여한 제품입니다. 역사를 이야기하는 새로운 시각. 제물포구락부를 즐겨주세요.

제물포구락부의 서재
조관제 만보 - 종심(從心)을 맞이한 아내에게 <오늘도 사랑 덕분에 숨붙어 있다> 
(조관제 글 그림)

지극히 사랑에 관한 책을 읽었습니다. 
소개하는 책 <오늘도 사랑 덕분에 숨붙어 있다> (조관제 글 그림)는 카투니스트 조관제 화백이 일흔을 맞이한 아내를 위해 지은 서화집입니다. 작가와 평생 함께하고 있는 아내에 대한 헌화이자 헌시입니다. 

우선 책을 펼치기도 전에 먼저 표지의 ‘숨붙어 있다’는 말에 턱 하고 가슴이 내려앉습니다. ‘숨’없이는 단 한 순간도 살 수 없기에 숨은 곧 생명입니다. 그런 숨이 사랑 덕분에 붙어 있다니 ‘숨’이라는 단음절 단어가 주는 경외심도 그렇거니와 ‘붙어 있다’는 말에 간절함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숨이 사랑 덕분에 붙어 있으니 필경 작가를 살리고 있는 것이 사랑이고 사랑은 곧 아내로부터 비롯되었다는 뜻일 겁니다. 종심 (從心) 아내가 일흔 번째 생일을 맞이하는데, 해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백수나니 알량한 그림 재주나마 끄적여 선물하며, 이렇게라도 칭송하여 ‘면피’나 해볼까 해서이다. 

험한 세상을 살면서 ‘종심’의 의미를 따르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것을 실천하겠다는 마음으로, 마누라! ‘늘근 삼식이’를 오래오래 보살펴 주면 참 좋겠수. (오늘도 사랑 덕분에 숨붙어 있다, 조관제 p 4)

사람의 나이 일흔을 일컫는 말에는 고희(古稀)와 종심(從心)이 있습니다. 
그런데 작가는 일흔을 맞이한 아내의 나이를 고희보다는 종심이라 부르고 싶은가 봅니다. 
종심이란 말은 공자가 논어 위정편(爲政篇)에서 ‘나이 70이 되면 나이 먹은대로 행동해도 어긋나지 않는다(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라고 한 데에서 온 말입니다. 고희를 두고 굳이 종심으로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겁니다. 
아내의 지나온 길을 인정하는 작가의 심정입니다.

작가는 아내의 사랑 덕분에 숨이 붙어 있다면서도 시종 ‘마누라’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작가가 표현하는 ‘마누라’라는 말에는 세간의 낮춤말로서가 아니라 그 어떤 존칭보다 진한 존경과 애정이 묻어납니다.

그의 고백에 의하면 젊은 시절 예술에만 매달릴 때 살림의 무게를 감당하는 일은 오롯이 아내의 몫이었다고 합니다. ‘삼식이’가 된 지금도 작가의 아내는 꼬박꼬박 세끼 밥상을 차려줍니다. 
밥투정 없이 잘 지내리라 결심하지만 아내의 건강은 예전같지 않습니다. 마치 자신의 탓인양 안쓰럽고 슬프기만 합니다.

아내가 여행을 떠난 어느날 장롱도 열어보고 서랍도 뒤적여 보고, 밥솥, 세탁기도 건드려 봅니다. 그러나 이내 적막감만 느낍니다. 맘놓고 게으름을 피리라 맘먹었건만 아내 없는 집은 그저 심심하기만 한 텅빈 공간일 뿐입니다. 

그제서야 비로소 아내가 우렁각시임을 깨닫습니다. 아내야말로 삶의 요람처(妻)이자 숙식처(妻)요, 보관처(妻)이고 휴양처(妻)라는 걸 알았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릅니다. 
그저 손이나 한번 잡아 보고 조기 한점 뼈를 발라 밥숟가락 위에 올려 주어 볼까 생각할 뿐입니다. 그래도 아내가 곁에 있으니 다행이고 행복합니다. 말하자면 아내가 곧 우주이고 아내와 함께 하는 세상이 바로 ‘처하태평(妻下太平)입니다. 
작가는 책의 말미에 다른 이의 시어를 빌어 독백으로 고백합니다. 

어디에 그만 안녕 떼어 넣지 못하고 
이러구러 함께 온 도꼬마리 씨 같은 아내여,
내친김에 그냥 갈데까지 가보는 거다… 
그리고 깨끗하게 늙는 일이다. (P 47)

세상에 이런 고백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뜨겁지만 쉽게 꺼지는 청춘시절의 열정이 아니라 ‘갈데까지 간다’해도 결코 꺼지지 않는 온기입니다. 삶의 연단을 함께 겪은 관계가 되어야만 이런 고백을 주고 받을 수 있습니다. 
작가의 아내는 틀림없이 눈물을 흘렸을 것만 같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더 행복할까요? 이런 고백을 받은 아내일까요? 아니면 행복해하는 아내를 바라보는 작가일까요? 

작가 조관제 선생님은 (재)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과 (사)한국만화가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사)한국카툰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한국 만화 역사의 산 증인이며 행정가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카투니스트입니다. 

특히 삶에서 얻은 성찰을 풍자와 예술로 절묘하게 구축한 독창적 화풍으로 한국 카툰의 예술적 수준을 한단계 높였다는 평을 얻고 있습니다. 

<오늘도 사랑 덕분에 숨붙어 있다>는 작가 조관제 선생이 일흔을 맞이한 당신의 아내에게 바치려 쓰고 그린 서화집입니다. <제물포구락부>에서는 소량으로만 제작된 귀한 책을 작가로부터 직접 기증받아 비치해 두었습니다. 

스텝에게 말씀해 주시면 자유롭게 감상하실 수 있을 뿐 아니라 작가의 작품으로 아트웍한 제물포구락부 드립백 커피도 받을 수 있으니 많이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플라이 투 제물포 성공회 내동성당

개항기 인천에서 국적을 불문하고 가장 존경받았던 인물을 꼽으라면 여러분들은 어떤 위인을 떠올리시나요? 

제물포구락부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앨리 랜디스(1865년-1898년) 박사를 추천합니다. 의사이자 언어학자였으며 한국학의 개척자, 수많은 고아들의 아버지였었던 랜디스 박사는 그야말로 개항장의 슈바이처였습니다. 

제물포구락부가 늘 혼신을 다해 작업하는 1인칭 FPV 영상 플라이투제물포. 오늘은 앨리랜디스 박사의 영혼이 머물고 있는 성공회 내동교회를 담아보았습니다.

재즈브루잉

재즈의 가장 큰 무한한 확장성과 융합입니다. 재즈가 수용하지 못할 장르란 거의 없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여러 장르의 음악들이 재즈의 기법으로 재탄생되어 재즈 스탠더드로 자리잡곤 합니다. 
초기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넘버들이 그런 과정을 밟았고 클래식, 록, 월드뮤직 등 타 장르의 곡들이 재즈과 융합하여 새로운 연주로 탄생했습니다. 
60년대 이후에는 록앤롤을 비롯한 기타 대중음악의 여러 곡들도 재즈로 연주되었습니다.

A Hard Day's Night (The Beatles)
소개하는 비틀즈의 <And I Love Her>도 그중 하나입니다. And I Love Her는 원래 폴 매카트니가 작곡한 곡으로 그가 속한 영국의 록 밴드 비틀즈가 녹음했니다. 그들의 세 번째 정규 음반 <A Hard Day's Night>의 다섯 번째 트랙으로 삽입되었습니다. 원곡에서는 폴 메카트니의 보컬도 좋지만 조지 해리슨의 기타 리프가 정말이지 최고입니다. 몇번을 반복해서 들어도 전혀 질리는 법이 없습니다. 

워낙 명곡이라 비틀즈의 오리지널 이외에 무수한 버전이 존재합니다. 재즈로 연주된 버전 역시 사라 본의 보컬과 브래드 멜다우의 트리오, 피아노 솔로, 팻 메스니의 기타 솔로 등 여러개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아끼는 건 브래드 멜다우의 피아노 솔로 버전입니다.

Brad Mehldau 사진 : Brad Mehldau.com
90년대에 빌 에반스의 재림이라 불리며 데뷔한 브래드 멜다우는 이제 엄연히 재즈 피아노의 거장이라고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동시대에 등장한 재즈 피아니스트 중에서 브래드 멜다우만한 아티스트가 또 있을까 할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합니다. 한마디로 작곡, 편곡, 연주 실력을 모두를 갖춘 아티스트입니다. 

그래서 빌 에반스와 키스 자렛의 계보를 잇는다는 찬사가 늘 뒤따릅니다. 또한 활동 기간에 비해 놀라우리만치 다양한 스펙트럼의 음악들을 쏟아냈습니다. 그의 앨범 발매 자체가 이슈가 될 정도로 현 재즈 씬을 이끌고 있는 아티스트입니다. 

Brad Mehldau 10 years Solo Live (Nonesuch, 2015)
<And I Love Her>가 들어가 있는 10주년 솔로 라이브 앨범 <Brad Mehldau 10 years Solo Live> (Nonesuch, 2015)는 브래드 멜다우가 지난 2004년 ~ 2014년까지 10년간 유럽에서 가졌던 솔로 콘서트 연주곡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델로니어스 몽크, 존 콜트레인의 재즈 스탠더드 뿐만 아니라 그가 평소 좋아하던 핑크 플로이드, 라디오헤드, 비치 보이스, 너바나,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브람스에 멜다우 자신의 자작곡까지 포함한 총 31곡만을 골라내어 무려 4장의 CD에 담아낸 작품입니다. 

각 CD별로 Dark/Light, The Concert, Intermezzo/Ruckblick, E Minor/E Major 등 각기 다른 타이틀을 붙였습니다. 연주들은 당시 멜다우가 40대 시절이었던 것 만큼 데뷔 당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신선함보다는 스윙감을 놓치지 않으면서 적절한 텐션으로 절제된 감정을 조절하는 성숙함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라이브 음원답게 청중들의 박수소리와 환호가 더해져 현장성이 극대화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소개하는 곡 <And I Love Her>는 CD1의 다섯 번째 트랙입니다. 비틀즈의 원곡이 2분 30초 정도의 비교적 짧은 연주인데 비해 브래드 멜다의 연주는 무려 16분에 가까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사없는 연주임에도 원곡 가사의 절절함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듯 합니다. 

특히 초반 잠깐의 서정적인 연주 이후 5분여가 지나면서부터 마치 키스 자렛의 솔로를 듣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황홀해집니다. 브래드 멜다우가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연주를 펼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습니다. 아니, 멜다우 뿐만 아니라 이 당시 연주를 들었던 모두가 미쳤을 겁니다. 그 대상이 사랑이든 멜다우든 뭐든간에 말입니다.

Provided to YouTube by Nonesuch And I Love Her (Live) · Brad Mehldau 10 Years 
Solo Live ℗ 2015 Nonesuch Records Inc. Piano: Brad Mehldau 
Writer: John Lennon 
Writer: Paul McCartney 
Auto-generated by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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