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제물포구락부에서 온 편지 Vol.83

개항장의 숨은보석 제물포구락부


우리는 역사성과는 구분지어 장소성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곤한다. 
장소는 사건이 일어나는 실재하는 공간이며 각기 다른 기억과 시간으로 기록되는 변주의 무대이다. 장소성은 우리가 함께 치러온 역사 자체이며 무의식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정서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인천시 중구 송학동의 장소성은 어찌보면 인천시민 대다수가 공유하고 있는 정서 그 자체이기도하다. 붉은 돌담길,조계지계단,자유공원,홍예문,내동교회,제물포구락부,플라타너스,시민애집(옛 송학동 시장관사) 등 늘 우리곁에 있었으나 무심히 스쳐 지나왔던 개항장 인천의 진짜 스토리들이 송학동에 있다.
2020년 1월 인천시 문화재활용정책 제1호 사업이 제물포구락부에서 전개되기 시작하고 56년만에 굳게 닫혔었던 송학동 옛 시장관사가 시민이 지어주신 이름, 시민애집으로 완전 개방되었다. 
인천시의 독자적인 문화유산관리 정책인 등록문화재 1호와 2호가 연이어 송학동에서 등재되었으며 특히 살아있는 생명체인 자유공원 플라타너스 나무를 보호수 신분에서 문화재로 격상시킴로써 도시의 품격을 함께 높였다는 각계 각층의 응원과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제물포구락부는 문화적도시재생 사업의 훌륭한 사례로 인정받아 2021년 국토부 주관 국토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영예로운 기록도 남겼다.

인천시는 이렇듯 무심한듯 활기차게 변화하고있는 송학동에서 10월1일부터 12월15일까지 (송학동 역사산책공간 힐링•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비망록:고여 우문국의 기록으로 기억하다


1950년 12월 9일, 중화루(현 대불호텔 재현관)에서는 인천 예술계를 이끌고 있는 황해도 해주 출신 청년의 결혼식이 성대하게 열렸다. 
김동리, 서정주, 박목월, 김송, 조영암, 한상억, 조병화등 문단의 거장들이 일필휘지로 작품같은 방명록을 남겼고, 고희동,백영수,유희강, 박세림, 장인식, 한상억,채동선, 박윤섭등도 이에 질세라 축시와 그림으로 축제의 밤을 기록했다. 한국전쟁의 드라마틱한 반전을 성공시킨 인천이라는 장소성과 압록강까지 북진한 UN 연합군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한데 어우러진 흥겨운 잔치라는 의미도 있었으나 무엇보다 축제의 주인공인 고여 우문국에게 보내는 예술인들의 우정이 더욱 빛나는 결혼식이었다. 
 암울한 식민지의 개항기 시대에 이상,김소월,정지용,김기림,이태준이 기록한 제물포의 밤과는 무척 대비되는 밤이었으리라 생각해본다. 

제물포구락부 특별전, 비망록: 고여 우문국의 기록으로 기억하다은 고여 우문국 선생의 결혼수첩과 가족들이 소중히 간직해온 육필원고 그리고 유작들을 모아 선생이 시립박물관 시절 밤새워 일하셨던 작업공간이었던 현 제물포구락부 1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1883 모던인천

인천 중구 개항장에는 사연없이 존재하는 건물과 골목길이 하나도 없다. 당연히 각국조계지의 중심공간인 송학동은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시민들께 좀 더 크고 넓은 생각과 감정을 품게해드릴수 있는 물리적인 기록과 볼거리들이 다소 정비되지 못했었던것이 사실이다. 
특히 송학동 초입에 해당하는 남부교육청에서 자유공원으로 향하는 언덕길은 이 지역의 옛지명인 비탈졌다는 뜻의 "산사면"에서 볼 수 있듯이 도보로 올라서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탐방길이다. 
이에 시민 누구에게나 익숙하고 송학동의 장소성에도 부합하는 설치예술을 실행해줄 수 있는 역량있는 예술가 그룹을 찾게되었고 세계 유수의 아트페어에서 주목받고있는 조각가 이영섭이 흔쾌히 화답해주었다.
기단까지 약 6미터 높이의 어린왕자와 여우, 보아뱀 조각 작품이 드라마 피아노의 배경지이자 속칭 소금창고 부지위에 고택과 함께 나란히 배치되었다. 

역사가 쌓여 그 꼭대기에 모던이 자리한다고 했다.모던을 표현하기 위해선 역사를 꿰뚫어야 하며 그래야 그 모던위에 모던을 세울 수 있다고 한다. 
조각을 깍는것이 아니라 땅에 묻어 다시 파내는 고고학적 기법으로 시간을 담는 조각가라는 평단으로부터 그 정체성을 인정받고 있는 이영섭 스튜디오에 제물포구락부 특별전, 1883 모던인천을 맡기게 된 것은 행운이 아닐수 없다.

제물포구락부 리컬렉션

리컬렉션이라함은 흩어져 있는 것들을 다시 모으는 것 그리고 돌이키고 되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하여 본래의 가치가 재발견되고 재생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송학동 역사산책공간 힐링•회복 프로그램의 주요 전시 테마중 하나인 제물포구락부 리컬렉션전은 그래서 '기억’ ‘회상’이라는 뜻보다는 ‘다시 수집하다’라는 관점에서 기획되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다. 

누구도 들여다보지 못한 칼라풀한 1919년의 조선을 기록한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 스크래치 투성이의 흑백사진을 참조하여 한지에 먹으로 꾹꾹 눌러 개항장 풍경을 좀 더 선명하고 따뜻하게 재현해낸 김광성 화백, 초지진 소나무,자유공원 플라타너스등 인천의 역사를 굴곡진 옹이와 나이테에 봉인하고 있는 수많은 인천의 나무들을 한날 한시에 다시 정중히 모셔보았다.


제믈포구락부의 서재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고전 읽기의 즐거움 
<이토록 매혹적인 고전이라면> (홍진호, 21세기북스)

책의 제목처럼 고전이 매혹적이라는 말에 모두 동의하지는 않을 겁니다. 더욱이 부제는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고전 읽기의 즐거움'입니다. 
이쯤 되면 자괴감에 빠져 머리를 흔들고 있는 독자들이 꽤나 나올법 합니다. 말 그대로 이토록 매혹적인 고전을 읽지 않았다니 마치 내가 비정상이라는 소리로 들리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고전이라는 말만 들어도 어렵고 고리타분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면 고전이 다루는 내용들은 대체 왜 그렇게 어렵고 고리타분하고 진부할까요? 저자는 이에 대해 명쾌하게 말합니다. 
고전이 그렇게 느껴지는 이유는 오늘날 쓰인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그러므로 당시의 사상이나 사조 등 시대 배경을 모르고는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해할 수 없으니 당연히 재미가 없습니다. 
고전이 어렵게 느껴지는 또다른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가 특별한 해석없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직관적이며 자극적인 콘텐츠가 만연된 사회라 그렇다는 겁니다. 
거기에 익숙해져 있으니 겉으로 드러난 이야기 속에 숨어있는 뒷 이야기를 해석해야 하는 고전은 당연히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때문에 저자는이 두 가지 이유에 대한 답으로서 명작 다섯 편을 골라 고전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얘기해 주고 있습니다.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가 고른 작품들은 모두 독일 고전입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고통>, 카프카의 <변신>과 
<시골의사>, 호프만스탈의 <672번째 밤의 동화>로서 모두 네 명의 독일 작가가 쓴 다섯 편의 작품입니다.

저자는 제각기 다른 성격의 이 작품들은 읽음으로서 18,19세기 서양 문학 중에서도 특히 자잘한 재미보다는 사회이슈나 삶의 문제같은 주제를 다루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는 독일 고전 문학을 즐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열거한 책들 중 호프만스탈의 작품만 빼놓고는 모두 누구든 한 번쯤은 접했을 익숙한 작품들입니다. 왠지 몇번이고 읽었을 것 같은 책들입니다만 막상 기억나는 내용은 매우 단편적입니다. 

그렇기에 사실 거의 읽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만큼 고전은 몇번을 읽어도 진정한 의미와 내용을 알아내기 버거운 골치 아픈 컨텐츠입니다. 그럼에도 고전을 꼭 읽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시대와 세계를 고찰하고 나아가 개인의 삶을 성찰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안내대로 다섯 편의 고전을 차근차근 곱씹으며 접한다면 어쩌면 정말로 매혹적인 고전의 드넓은 바다로 나갈 수 있는 동기를 얻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재즈브루잉

골형성부전증 (뼈가 자라지만 굵어지지 않고, 뼈의 발육이 나빠 쉽게 골절을 일으키는 병)을 앓고 있어 성인이지만 키가 91cm 이며 몸무게가 29.5kg인 재즈 피아니스트.  프랑스 재즈 피아니스트 미셀 페트루치아니(Michel Petrucciani 1962.12.28~1999.1.6)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가 평생 안고 살았던 지병인 골형성부전증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되고 뼈의 칼슘 부족으로 발육이 완전하지 못해 키도 잘 자라지 못하는 유전병이다. 
미셀 페트루치아니 역시 키가 작아 특별히 높게 제작된 의자에 앉아야만 정상적인 연주가 가능했다. 
또 피아노 페달을 밟기 위해서는 별도로 특수 제작한 장치를 이용해야만 했다. 심지어 다른 사람이 안고 의자에 앉혀주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1962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미셀 페트루치아니는 어릴 때부터 음악적 재능이 남달랐다. 15살 때 이미 유명 재즈 드러머인 케니 클락, 트럼페터 클락 테리와 연주하였고 17살에 이미 첫 레코딩을 하였다. 
81년에는 자신의 첫 앨범 Michel Petrucciani를 발표하였고 리 코니츠를 비롯한 다수의 중견 연주자들과의 협연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후 1982년에는 색소포니스트 찰스 로이드와의 역사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1960년대 중반 아직 신인이었던 키스 자렛이 찰스 로이드를 만난 이후 비로소 만개하는 계기가 된 것처럼 이 일은 미셀 페트루치아니에게도 그의 음악적 삶에 분기점이 되는 순간이 되었다. 
특히 1985년 2월 뉴욕의 타운 홀에서 있었던 블루 노트 레코드의 역사를 기념하는 공연에서 찰스 로이드가 미셀 페트루치아니를 안고 무대에 등장해 피아노 의자에 앉힌 장면은 당시 현장의 관중을 감동시켰을 뿐만 아니라 재즈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역사적 장면이 되었다. 
이후 블루노트 레이블에서 웨인 쇼터, 짐 홀, 게리 피콕, 로이 헤인즈, 조 로바노, 스탠리 클락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함께 앨범을 녹음하며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다. 
94년에는 블루노트를 떠나 고국 프랑스의 재즈 레이블 드레퓌스로 이적했고 이곳에서도 굵직한 리더작들을 연이어 발표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골형성부전증의 합병증이라고 알려진 폐질환의 발병으로 1999년 결국 37세의 젊은 나이로 유명을 달리 했다. 
생전의 미셀 페트루치아니가 가장 좋아했던 아티스트는 바로 빌 에반스라고 알려져 있다. 빌 에반스를 두고 페트루치아니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 마음 속에 있는 에반스를 끄집어내는데 노력합니다. 
칙 코리아, 키스 자렛, 폴 블레이, 스티브 쿤 등 모든 사람이 에반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작 섬세하고 부드러운 빌 에반스의 연주와는 달리 페트루치아니의 연주는 매우 강렬하여 비밥시대의 전형적인 터치를 연상케 한다. 파워풀한 그의 연주를 듣고 있노라면 치명적인 지병을 앓고 있는 이가 연주한 것이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열정적이다. 

심지어는 연주중 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은 적도 있다고 한다. 미셀 페트루치아니 연주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임프로비제이션이 주는 유쾌함이다. 신체적인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기교와 유쾌함이 충만하다. 언제나 긍정적이고 낙관적이다. 오히려 타인을 위로해주는 힘이 느껴진다. 
소개하는 앨범 <Petrucciani Concerts Inedits> (Petrucciani, Dreyfus, 1999)는 그가 마지막까지 몸담았던 레이블 Dreyfus에서 미셀 페트루치아니가 사망한 바로 그해 1999년에 발매한 박스셋 앨범이다. 1993년 앙티브 재즈페스티발에서의 솔로 콘서트, 1994년 코펜하겐에서 거장 베이시스트 닐스 페데르센과의 듀오 콘서트 그리고 1994년 도쿄에서 루이스 페트루치아니, 레니 화이트와 함께 했던 트리오 콘서트 등 세 장의 앨범으로 구성되어 있다. 

솔로와 듀오 연주에서는 주로 스탠더드 곡들을, 그리고 트리오 연주에서는 페트루치아니의 창작곡들을 위주로 연주하고 있다. 페트루치아니 음악을 집대성한 걸작 중 걸작이다.

                         Petrucciani Concerts Inedits (Petrucciani, Dreyfus, 1999)
세 장의 CD중에서 솔로 연주만을 담은 CD1은 미셀 페트루치아니의 짙은 음악적 감성이 가장 잘 담겨져 있다. 
그중 첫 번째 트랙 Autumn Leaves는 낙엽 한두 개가 천천히 떨어지듯 우아한 연주로 시작한다. 고즈넉한 우수가 깃든 연주는 저절로 눈을 감게 할 정도로 감성적이다. 
그러나 중반부터는 마치 비정형적인 궤적의 낙엽을 그리듯 예측하지 못할 임프로비제이션으로 가득하다. 수북한 낙엽들이 바람에 뒹구는 듯한 모습도 연상케 한다. 우아하면서도 현란한 터치는 9분여의 러닝타임 내내 현실을 잊게 만들 정도로 아름답다. 가을을 대표하는 스탠더드 Autumn Leaves의 수많은 버전 중에서도 손꼽히는 역사적인 연주다.

Provided to YouTube by BMG Rights Management (UK) Limited Autumn Leaves (Solo) (Live) · 
Michel Petrucciani Concerts inédits: Solo ℗ 1999 Francis Dreyfus Music SARL, a BMG Company Released on: 2000-09-12 
Piano: Michel Petrucciani 
Composer: Geoffrey Parsons 
Composer: Jacques Prévert Composer: Johnny Mercer 
Composer: Joseph Kosma Auto-generated by YouTube.

인문학 아카데미
인천은 개항기 조선에서 가장 먼저 해관(세관)이 설치된 곳입니다. 지난 9월24일 제물포구락부 인문학 아카데미에서는 독학으로 세관 뿌리 찾기에 나서고 있는 인천세관 김성수 과장님을 모시고 그간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개항기에 해관의 역할과 해관 사료의 발굴 과정들을 들어보았습니다.

본 영상은 유튜브 라이브로 2시간 가량 송출되었으며 뉴스레터 독자들을 위해 클립단위로 별도 편집한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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