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제물포구락부에서 온 편지 Vol.65

인천은 의미심장한 역사 지대다.


인천역에서 차이나타운을 지나 조미수호통상조약(朝美修好通商條約) 체결지 안내비 좌측으로 자유공원에 들어서게 되면 육각형의 아담한 정자가 하나 보인다. 인천 송현동 출신 한의사 조길(趙吉)이 부친인 독립운동가 조훈(趙勳) 선생의 유훈에 따라 1960년에 건립한 연오정(然吾亭)이라는 이름의 정자다. 연호(然吾)는 조훈 선생의 호이며 현판 글씨는 검여 유희강(劍如 柳熙綱) 선생이 썼다.

[그림:조관제 화백]

연오정(然吾亭)
연오정의 현판을 쓴 검여 유희강은 1911년 5월 22일 경기도 부평군 서곶면 시천리(현 인천시 서구 시천동)에서 태어났다. 돌이 되기 전 부친이 작고하였으나 큰아버지의 가르침으로 4살 때부터 한문을 익혔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인 1937년 현 성균관대학교 전신인 명륜전문학원을 졸업한 뒤 북경으로 건너가 8년간 서화와 금석학을 수련했다. 상해미술연구소에서는 서양화를 배우기도 했다. 중국에서의 수학 시절은 유희강만의 서체와 화풍이 만들어지게 된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


제물포구락부의 서재
“이 시간대가 되면 강렬하게 치솟는 독서 욕구를 무슨 수로도 달랠 도리가 없다고. 퇴근 후 나는 산문 속으로 구원을 찾아 떠나는 겁니다.
" 하고 살바토레가 말을 이었다. 
사람들이 섬으로 휴가를 떠나듯이 말이죠. 
온종일 소음이 홍수를 이루는 편집국 한가운데에 앉아 있다가, 저녁이 되면 내내 나만의 섬에 있게 되는 셈이죠. 그리고 책의 첫 번째 문장을 읽기 시작하면 노를 저어 물 한가운데로 점점 더 멀리 나아가는 느낌이 들곤 한답니다. 
오늘 저녁 시간의 이런 독서가 있었기에 나는 이날까지 제정신을 유지하고 살아올 수가 있었던 거지요” <현기증. 감정들> (W.G. 제발트, 문학동네 p123 ~ p124)

 제발트의 <현기증. 감정들>에 나오는 엄청난 명문입니다. 대체 책이란 무엇이길래 살바토레를 지금까지 ‘제정신을 유지하고 살아올 수가 있게’ 했을까요? 
만약 책이 없는 세계라면 ‘살바토레’는 무엇으로 하루의 마무리를 해야 할까요? 
그것이 어떤 것이 되었든간에 살바토레에겐 아마도 고통이나 다름없을 겁니다.

<모든 책의 역사> (우베 요쿰, 마인드큐브)는 지식저장 매체로서의 모든 책의 역사를 벽에 새겨진 책, 손에 든 책, 도서관의 책, 성스러운 책, 기계로 만들어진 책, 산업적 책, 전자책 등 7개의 장으로 나누고 정교한 분석과 설명을 담아 놓은 책입니다. 
우리가 지금 들고 있는 종이의 다발로 이루어진 책 뿐만 아니라 선사시대 동굴벽화에서 전자책에 이르기까지 책의 정의를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책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입니다. 기록에서 기록으로 이어지는 과정 자체가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상상을 초월하는 형태의 책이 등장하는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닐겁니다. 


<모든 책의 역사>는 물질로서의 책이 가지는 의미와 형태의 변화등과 같은 학술적 용도로서뿐만 아니라 책에 대한 존재의 당위성과 책의 미래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간에 책이라는 매체는 영원히 인류와 함께 존재하게 될테니까요.


재즈브루잉

실연을 당한 모든 이에게 바치는 노래
 Ghost in this house (Sentimental Journey, Nils Landgren, ACT) 

스웨덴 출신의 트로보니스트이자 보컬인 닐스 란드그렌(Nils Landgren)의 노래 <Ghost in this house>를 듣고 있노라면 누구든 젊은 시절 실연을 당하고는 이 노래의 가사처럼 온종일 집안에만 틀어박혀 두문불출했던 때가 생각날 것이다. 
유령처럼 살고 있다니… 
이 세상에 실연을 노래한 수많은 음악들이 있지만 감당할 수 없는 실연의 상태를 이토록 절절하면서도 적절하게 표현한 곡도 별로 없다.

닐스 란드그렌(1956 ~ 스웨덴)
이 노래를 부른 닐스 란드그렌은 트럼펫 대신 트롬본을 잡은 쳇 베이커(Chet Baker)라고 부를 만하다. 그러나 관악기를 부는 연주자이면서 노래를 부른다는 것만 같을 뿐 쳇 베이커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쳇 베이커가 그의 삶과 음악을 통해 어둡고 우울한 정서를 숨기지 못했다면 닐스 란드그렌은 정반대의 음악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가 이끌고 있는 밴드 '펑크 유닛(Funk Unit)'은 펑키한 리듬과 그루브로 유럽을 넘어 전 세계에 그들의 존재를 뚜렷이 각인시킨 그룹이다.

그런 그가 나긋나긋한 발라드 앨범을 내 놓았다는 것 자체가 ‘펑키’한 일이다. 
1999년 첫 번째 발라드 앨범인 ‘Ballads (ACT)’를 내놓을 때만 해도 재즈계에서는 그가 펑키한 리듬에서 잠시 일탈을 시도했구나 하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첫 트랙 'You Stole My Heart'을 듣는 순간부터 아... 하고 탄성을 나올 만큼 아름다운 앨범이다. 
특히 로맨틱한 그의 목소리로 듣는 'Killing Me Softly'는 로버타 플렉(Roberta Flack)이 불렀던 원곡과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진다.


오늘의 역사


인문학 아카데미


송학동 가는길
석기시대의 돌촉 하나가 
역사의 하늘을 날아서 왔다. 
삼천년의 역사를 뛰어 넘고
 박물관에 이르는 막다른 골목에서 
긴장을 풀어 다시 돌이 되었다.
 ...................... 
삼천년의 문화의 뒤안길에 
신(神) 처럼 내렸다. 
<박남수 . 돌촉> 

돌촉 하나를 통해서도 삼천년 역사를 만나고 무려 신(神)을 영접하는 희열을 느낀다는 박남수 시인의 글을 다시 읽으며 저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맙니다. 
저 또한 최근 윤중강 선생의 "인천국악로드"라는 칼럼에서 송학동 옛 시장관사의 전(前) 집주인 두 분의 성함을 발견하고 마치 잃어버렸었던 송학동 1가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찾았다며 한동안 기뻐했었던 일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인천 국악계의 거목 이두칠, 그리고 역시 송학장의 전(前) 주인이시며 국악계의 든든한 후원자이셨던 모란 김복순 선생님 반갑습니다. 오는 7월 1일 시민 여러분들께 오롯이 돌려드릴 송학동 옛 시장관사는 이처럼 송학동 1가의 진짜 이야기들까지 찾아내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네이버, 다음 맵등에 버젓이 노출되고 있는 "누구누구 별장식"의 표기까지 정정하기 위한 소소하지만 중요한 작업들도 함께 합니다. 
굳이 감출 필요는 없지만 굳이 좀 더 중요한 역사적, 문화적 정취들을 뭉개고 보잘것없는 식민시기 일본인 사업가 이름까지 2021년의 스마트폰 맵에서 대면할 이유는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기억하고 함께 알려주세요. 
인천 중구 송학동 1가 옛 시장관사는 1883년 대한제국이 조성한 각국 조계지에 한때는 독일 영사관 부지와 독일계 무역회사 직원들의 저택으로 그리고 일제강점기를 거쳐 우리나라 국악계 예악인들의 아지트 역할을 한 송학장, 인천 국악인들의 성지 경아대를 이끈 이두칠 선생의 사저로 활용되었다. 
1965년 인천시가 매입 후, 한옥으로 개축 후 윤갑로(尹甲老) 시장부터 최기선(崔箕善) 시장까지 17명의 시장관사로 활용되었으며 이후 2001년부터 2021년까지 인천의 역사를 집적하고 시민이 향토 역사를 흥미롭게 접하게 하기 위한 다양한 간행물 발간을 담당한 "역사자료관"의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7월1일. 경기도로부터 독립, 직할시로 승격한지 40주년. 인천의 진짜 이야기가 송학동1가에서 곧 시작됩니다. 기대해주세요~~.


jemulpoclub@gmail.com
자주적 개항의 상징적 서사자원
수신거부 Unsubscribe

All Rights Reserved  제물포구락부 & 카툰캠퍼스
주소인천광역시 중구 자유공원남로 25   전화번호0507-1343-0261
0

뉴스레터 구독신청

제물포구락부에서 보내드리는 뉴스레터입니다. 함께해주세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찾아오시는길

#제물포구락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