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제물포구락부에서 온 편지 Vol.60

인천은 의미심장한 역사 지대다.


1896년 백범 김구는 황해도 안악군 치하포에서 일본군 중위 쓰치다를 살해하고 인천 감리서에 투옥된다. 당시 김구를 도운 인천 출신 인사 중 대표적 인물이 김주경과 유완무다.
강화도 의인이라 불리는 김주경은 김구 석방을 위해 자신의 전재산을 바치면서까지 조력하였으나 유학자 백초(白樵) 유완무(柳完茂)는 김주경이 시도한 법률적 해결책으로는 김구 출옥이 힘들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유생 13명을 모아 비밀결사대를 조직하여 인천항 곳곳에 불을 질러 혼란한 상황을 틈 타 김구를 탈출시킬 계획을 세운다. 
비록 실행 전에 김구가 탈옥하는 바람에 계획이 무산되었으나 후일 김구가 기록한 백범일지에는 당시의 상황과 유완무가 김구의 이름을 김창수(金昌洙)에서 김구(金龜)라 고쳐줬고, 연하(蓮下)라는 호와 자는 연상(蓮上)으로 바꿔준 사실들이 기록되어 있다.

 [그림:조관제 화백]

유완무 선생의 간찰 (사진 : 인천신문)
유완무는 1861년 현재의 인천시 서구 시천동에서 태어났다. 
시천동은 과거 내가 시작되는 곳이라 하여 ‘시시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인천이 배출한 서예가 검여(劍如) 유희강(柳熙綱)이 바로 이 지역 출신이며 유완무와 같은 집안 출신이다. 
전해지는 바로는 유완무 선생은 두 아들과 한명의 딸을 두었고 기골이 장대하고 정의감이 컸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독립운동에 관한 간헐적 행적 이외의 자세한 생애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제물포구락부의 서재
이번 <제물포구락부의 서재>의 책은 조너선 드로리의 <나무의 세계>입니다. 현존하는 어떤 종교를 막론하고 그 종교의 심원에 빠지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나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유대교와 기독교 경전인 구약 성경에는 나무에 얽힌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담과 하와의 선악과가 그렇고 대홍수를 이겨낸 노아에게 처음으로 희망을 안겨 준 것도 비둘기가 물고 온 올리브 잎사귀였습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했다는 솔로몬의 궁전도 레바논산 나무가 없었다면 그 명성을 얻지 못할 수도 있었습니다. 신약 성경에서는 예수님이 무화과를 질책하기도 합니다.

불교에서도 나무 이야기는 중요합니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장소가 바로 보리수 아래였기 때문입니다. 
또 초기 이슬람 사회에서 ‘신이 내려준 선물’이라 칭하며 귀하게 여겼던 커피는 다름 아닌 꼭두서니과 나무의 한 종류인 커피나무의 열매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월계수 잎을 빼면 어쩐지 허전합니다. 
우리 민족의 시원을 밝히는 신화도 예외는 아닙니다. 단군신화에서 박달나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구전으로 전래되고 있는 나무 이야기는 빠지는 법이 없습니다. 
나무는 인간의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식품과 약품을 공급해 줍니다. 게다가 음식의 조리와 체온을 유지시켜주는 열원의 주요 공급원입니다. 궁극적으로 인간에 비해 월등히 긴 나무의 수명은 경외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무에 대한 신성한 이야기들이 인간의 정신세계에 깊이 뿌리 박혀 있는 이유입니다. 
<나무의 세계>의 저자 조너선 드로리는 런던 큐 왕립 식물원의 이사 출신의 식물학자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에게 영향을 많이 준 나무중에서 80 그루를 뽑아 소개합니다. 저자가 식물학자라고 해서 단순한 생태적 소개에 그친 책이 아닙니다.


가령 플라타너스가 왜 공해에 찌든 대도심 한가운데서 자라는 대표적인 수종이 되었는지, 암스테르담의 조그만 다락방에서 숨어 살던 안네 프랑크에게 희망을 준 마로니에는 어떤 나무인지, 버드나무는 어떻게 아스피린의 원료가 되었는지 등등 역사상 인간과 개별 나무가 주고받은 얼키고 설킨 관계를 조곤조곤 이야기해 줍니다. 
여기에 더해 루실 클레르의 일러스트는 단순한 나무들의 외양뿐 아니라 저자의 이야기를 예술적으로 담아 내어 이 책을 손에 들게 만드는 또다른 매력입니다. 나무가 사는 곳엔 반드시 인간이 있고 인간이 사는 곳엔 반드시 나무가 존재합니다. 
인간이 없더라도 나무는 자랄 테지만 나무 없는 세계의 인간은 어떨까요? 과연 제대로 생존할 수 있을까요? 그만큼 나무는 인간의 실존과 정신세계 모두에게 중요한 자연 개체입니다.


요사이 소소한 취미가 하나 생겼습니다. 잠깐의 틈을 내어 공사가 한창인 옛 인천시장 관사 정원의 나무들을 둘러보는 일입니다. 
나무들이 지켜 보았을 역사와 사람들을 생각하는 일은 저자가 책에서 줄곧 얘기한 자연과 인간의 공생에 대해 성찰 해보는 것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걸 느낍니다. 
이름 모를 나무 한그루에도 이곳의 역사와 시간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니 하나하나가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습니다.


재즈브루잉

영화 '라라랜드'에서 주인공 세바스찬이 여자 친구 미아를 재즈 클럽에 데려가 재즈에 대해 설명해준다. 듣고 있던 미아가 "그런데 케니 지는?"라고 묻는다. 
이에 세바스찬은 "재즈는 결코 듣기 편한 음악이 아니야"라고 발끈하며 답해 준다. 
급기야는 음 하나가 틀렸다는 이유로 총을 쏴 버린 전설적인 클라리넷 연주자 '시드니 베셰' 의 일화까지 들려주며 재즈는 듣기 편한 음악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Mette Henriette
재즈에 대한 온당한 정답은 아니지만 재즈에 있어서만큼은 절대 타협이라는 걸 모르는 세바스찬에게는 당연한 말일지도 모른다. 태생적으로 재즈는 귀에 쏙쏙 들어올 만큼 친절한 음악이 아니라는 뜻도 된다.

이번에 소개하는 앨범은 자주 손이 가지는 않으나 세바스찬이 강조하는 의미에 잘 부합하는 앨범이다. 소개하는 앨범 <Mette Henriette> (Mette Henriette, Trio, Ensemble, ECM)는 노르웨이 출신 여성 색소폰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메테 헨리에테의 ECM 레이블 데뷔 앨범이다. 
메테 헨리에테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는데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이제 겨우 1990년생이고 앞으로의 행보가 더 주목되는 젊은 연주자이기 때문이다. 
앨범 Mette Henriette는 두 개의 CD로 되어 있다. 놀랍게도 각각의 CD에 가득 채워진 35개의 트랙 거의 전부가 메테 헨리에테가 작곡한 음악이다. 
사실 ECM에서 데뷔 앨범을 더블 CD로 내 주는 건 굉장히 파격적인 사례인데 이 정도면 충분히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의 역사


송학동 1가
[인천은 의미심장한 역사지대다 -백범 김구]
개항기의 인천은 호구포,탁포(터진개),제물포,북성포,성창포,섭도포등의 포구들이 갯벌과 섬 사이에 어지러이 놓여진 전형적인 어촌 마을이었습니다. 

이중 현재 파라다이스 호텔 앞의 제물포를 통해 수많은 외국인들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Chemulpo는 느닷없이 세계사의 주요한 지명(地名)으로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인천광역시 중구 송학동1가는 제물포중에서도 "양관촌"이라고 불리우며 약14만평에 이르는 각국조계지에서도 가장 영향력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정동 외교타운에 버금가는 긴박한 외교전쟁이 펼쳐진 제물포구락부와 지금의 다국적 기업에 해당하는 자본력 만랩 무역회사들의 사택과 별장들이 즐비했습니다. 

송학동1가의 필지는 개항기 우리와 수교를 맺은 국가들에게 불하하기 위해 사전에 설계된 계획도시의 일부이며 지금도 당시의 도로와 필지가 거의 그대로 유지되어 있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역사입니다.

2021년 4월 현재 송학동 1가에서는 미완의 꿈으로 끝난 자주적 개항의 열망만큼이나 묵직한 "역사산책길 조성 프로젝트"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장대한 행진의 첫걸음은 가칭)제물포정원에 습생하고 있는 수목과 꽃들의 이름을 찾아주는 작업으로부터 시작된 듯 합니다. 

인천 공무원 최초 ‘나무 의사’ #김천기 소장님. 감사합니다.

DSLR 제물포구락부
잠깐 눈을 돌려 살펴보니 제물포구락부 주변에 제법 많은 꽃이 피어 있습니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만큼 작은 꽃들입니다. 
이름을 알면 더 반갑고 좋으련만 아는 이름의 꽃이 별로 없네요. 
그러건 말건 꽃들은 제각각의 모습을 뽐내느라 열심입니다. 꽃이름 아시면 살짝 귀띔해주세요^^


인문학 아카데미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건축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시며, 근대 한옥건축 연구에 있어 학계 최고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이경아 교수님의 특강은 현장 좌석이  마감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의 후기를 통해 유익한 정보를 갈무리하여 시민 여러분들과 공유하겠습니다.

2021년 4월29일(목) 오전10시-12시. 제물포구락부 1층 이경성 극장.

2021년 4월29일(목) 오전10시-12시. 제물포구락부 1층 이경성 극장.

오는 5월2일 제물포구락부 인문학 아카데미는 백범일지와 관련하여 그동안 국내에서 출간된 모든 책을 컬렉션하고 이를 토대로 정치적,사회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윤진현 박사를 모시고 진행합니다.
의병장 백범 김구 선생이 좀 더 큰 역사적 인물로 거듭난 곳이 바로 인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백범이 투옥되었었던 인천감리서와 인접한 제물포구락부에서 진행되는 이번 강의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할 수 있겠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21년 5월2일(일) 오전10시-12시. 제물포구락부 1층 이경성 극장.

공유 스튜디오 무상대여

인천시 문화재 활용 정책 제1호 제물포구락부가 좀 더 열린공간으로 시민 여러분들께 다가가겠습니다.
인천 시민이시면 누구나, 개항장의 청년 및 소상공인이시면 좀 더 특별히 지원해드리겠습니다. 아래 내용을 참조하시고 언제든지 예약 신청해주세요.

스토리 by 제물포구락부

인천의 애국지사 백초 유완무 선생

jemulpoclub@gmail.com
자주적 개항의 상징적 서사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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