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제물포구락부에서 온 편지 Vol.58

자주적 개항의 상징적 서사자원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푸른눈의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에 의해 홍커우 공원 폭탄 투척 의거가 있었던 1932년 4월 어느 날 4명의 한국인들이 깊은 밤을 틈타 프랑스 조계지의 어느 미국인의 집에 숨어들었고 이후 한 달 동안 윗층 다락방에서 숨어 지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의 위치는 일본 경찰에 노출되었고 이들은 집주인의 부인과 부부 등으로 위장하여 극적으로 탈출한다. 
드라마에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김구의 ‘백범일지’에도 언급되었던 이 사건에 등장하는 4명의 한국인은 당시 한국임시정부를 이끌고 있던 김구와 그의 비서 엄항섭, 안중근의 동생 안공근, 그리고 김철이었다. 그렇다면 위험을 무릅쓰고 한 달 동안이나 이들을 숨겨주고 탈출시켰던 집주인은 누구였을까?
 [그림:조관제 화백]

1948년 경교장에서 김구와 함께 자리 한 조지 애쉬모어 피치 (뒷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사진 : 독립기념관)
이 사건의 주인공인 조지 애쉬모어 피치(George Ashmore Fitch)는 중국 주재 미국 선교사이며 1968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독립장을 서훈받은 독립운동가이기도 하다. 
1883년 1월 장쑤성 쑤저우에서 장로교 선교사로 활동하며 한국의 독립운동을 도운 '조지 필드 피치'의 아들로 출생한 조지 애쉬모어 피치는 미국으로 건너가 1906년 오하이주에 위치한 우스터대학을 졸업, 뉴욕에 있는 콜럼비아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에 진학했고 1909년 졸업과 동시에 목사가 되었다. 
그해 12월 상하이에 돌아 온 그는 1945년 일본이 항복할 때까지 중국 각지에서 YMCA 총간사로 활동했다.


제물포구락부의 서재
이번 <제물포구락부의 서재>에서는 신작 SF 단편들을 묶은 책을 소개합니다.

<SFnal 2021 Vol.1, Vol.2> (허블)은 <올해의 SF 걸작선(The Year’s Best Science Fiction)>의 한국어판입니다. 말 그대로 세계 최고의 작가들이 쓴 단편들을 매년마다 한 권의 책으로 모아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작가 한 명의 단편이 모여 한 권의 책으로 나오기까지의 긴 기다림이 줄어든 셈입니다.
테드 창, 켄 리우 등과 같은 기존의 베스트셀러 작가들 작품뿐만 아니라 2020 휴고상, 네뷸러상, 로커스상 수상작과 최종후보작 등이 수록되어 있으니 SF 장르에서는 거의 역대급이라 할 수 있는 ‘읽을거리’입니다.

SF영화나 SF소설에는 늘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습니다. 공상 과학 영화나 공상 과학 소설에서처럼 ‘공상(空想)’라는 단어입니다. 

‘공상’의 사전적 의미는 ‘현실적이지 못하거나 실현될 가망이 없는 것을 막연히 그리어 봄 또는 그런 생각’입니다. 다시 말하면 시간과 공간을 벗어난 일을 ‘과학적’ 가상으로 설명하고 그린 영화나 소설이기에 누군가에는 그저 허무맹랑한 이야기쯤으로 치부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Science Fiction의 단어 풀이를 보더라도 아무리 ‘과학적’이라도 픽션은 픽션이니까요.

그럼에도 SF영화와 소설이 꾸준한 인기를 넘어 팬덤까지 형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 너머의 또 다른 세상을 향한 기대 혹은 두려움, 또는 그 두 가지 감정이 섞인 새로운 감정들 덕분이 아닐까요? 

또한 어쩌면 내가 지금 마주하는 현실에서는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는 미래와의 괴리감때문이라기 보다는 부조리한 일들이 넘치는 지금의 불안한 현실이 가져올 암울한 미래를 암시하고 있기 때문일겁니다.


인공지능(AI)이나 로봇, 증강현실, 가상현실처럼 멀지 않은 과거까지만 해도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 이미 실현된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환경문제와 전쟁, 기아 혹은 미지의 세계로부터 도래하는 위험 등도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미래를 얘기하고 있지만 사실은 현재에 기반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일까요? SF 장르의 영화나 소설을 읽고 나면 늘 묵직한 무엇인가가 가슴에 남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든간에 누군가에게는 긍정이겠고 또 누군가에게는 부정적인 감정입니다. 현재는 과거를 담은 얼굴이면서도 미래의 거울이니까요. 


커피로 읽는 인문학
18세기 영국의 커피하우스 풍경


유럽에서 커피 하우스가 제일 먼저 등장한 곳은 당연히 커피를 수입하고 하역하여 이를 전 유럽에 배급했던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등 항구 도시였다. 그 시기는 1645년으로 알려져 있고 이후 점차 유럽 대도시를 중심으로 많은 커피 하우스들이 생겨났다. 특히 1700년대 초반 런던에는 커피 하우스가 대략 약 2,000 ~3000 개에 달했다고 한다.

당시의 런던 인구가 대략 60만 정도였다는 걸 감안한다면 이 수치는 약간의 과장이 된 듯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 시기 유럽의 전 지역에서 커피는 이미 더 이상 낯선 동방의 신비한 음료를 뛰어넘어 서민들의 일상생활에까지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또 커피 하우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은 이전까지의 커피 소비 형태가 주로 상류층을 중심으로 특별히 한정된 곳에서만 이루어진 것에 비해 언제 어디서나 커피를 마셔야만 한다는 필수 기호품으로서의 위상을 갖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커피 하우스에 단순한 신변 잡담을 나누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종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로도 활용하기도 했는데 근대적인 신문이 생기기 이전 시대였기 때문에 커피 하우스가 일종의 정보 교환처로서의 기능까지도 담당하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이 중에서 해상 선박 운송 종사자들이 주로 출입했던 커피 하우스 ‘로이드’에서는 자연스레 각종 선박 입출항 정보를 취급하게 되면서 유서 깊은 로이드 보험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18세기 영국 커피하우스를 묘사한 그림 (사진 :drinkingcup.net)



특히 런던의 커피 하우스는 정치 사회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의 시발이 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근대 이성 중심의 유럽 사회가 이후 세계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으며 이것은 현재 우리의 삶과도 절대 무관하지 않다는 관점을 가질 수 있으므로 매우 중요하다. 

당시 영국은 스페인, 포르투갈은 물론 네덜란드가 장악하고 있던 해상 무역의 주도권을 서서히 회복하고 있었고 아직은 산업 혁명이 일어나기 전이었으나 신흥 부르주아 세력이 점차 힘을 모으기 시작했으며 이탈리아의 르네상스에 영향을 받아 문예적으로도 큰 진전을 이루던 시기였다. 게다가 몇 번의 정치 혁명의 과정을 거치면서 의회 민주주의 형태를 굳건히 다져가고 있었다. 

이러한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는 사람들이 미지의 세계에 대한 정보가 넘치는 커피 하우스로 모여들게 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특이한 건 사회적인 지위와 배경이 다른 계층들 간에도 스스럼없이 어울려 대화하고 의견을 나누는 ‘장’으로서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누구든 1페니만 주면 커피를 주문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신문을 읽는 등의 개인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하여 ‘1페니 대학(penny universities)’라고 불리기도 했다. 

당시 영국의 커피하우스를 연구한 사회학자 위르겐 하버마스(Jurgen Habermas)는 여태까지 의문시되지 않았던 새로운 주제에 대하여 누구나 참여하여 대화할 수 있는, 열려있는 장소라는 갓을 근대 영국 런던의 커피 하우스의 특징으로 꼽았다. 이는 현대 참여 민주주의 내지는 여론 민주주의의 원형을 제공했다는 점과 아이작 뉴턴 등에 의한 과학적 토론의 내용들이 바로 영국 산업 혁명과 근대 과학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재즈브루잉

4월. 남도에서의 꽃소식이 엊그제 같더니 어느새 온 세상이 꽃으로 지천이다. 하지만 피는가 싶으면 곧바로 지는 게 꽃이다. 특히 봄꽃은 더 그렇다. 
그 중에서도 피었다 지는 속도가 으뜸인 건 벚꽃이다. 비할 데 없이 화려하지만 가벼운 빗방울에도,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에도 여지없이 흩날린다. 찰나에 피었다 찰나에 지는 꽃이다.
그 꽃잎들이 바람에 날리며 떨어지는 모습은 비장함을 느끼다 못해 차라리 처연하다. 벚꽃의 매력은 어쩌면 그 화려함에 대한 찬사보다도 흩날리며 지는 것에 있는지도 모른다. 
마치 해가 넘어가기 직전에 발하는 노을의 그 빛이 아름다운 것처럼 말이다.

재즈 보컬 말로 (사진 : 한국일보)
벚꽃이 피기 시작할 무렵인 이맘때면 습관처럼 당연하다는 듯 집어 드는 음반이 하나 있다. ‘malo 3 벚꽃지다'는 한국의 대표적인 재즈 보컬 '말로'가 2003년에 발표한 그의 3집 앨범이다. 우선 재킷 사진부터가 사뭇 아름답다. 맨발 주위에 벚꽃 잎들이 떨어져 있다. 이 앨범의 정서를 이끌고 있다는 느낌이다.

재즈 보컬 ‘말로’는 한국적인 재즈를 표방하고 있는 대표적인 보컬이다. 꾸준한 활동에 걸맞은 대중적 인기와 함께 한국적 정서를 그녀만큼 노래 속에 잘 버무려 내놓는 싱어도 없다. 특히 가사의 전달력, 섬세함은 가히 타의 주종을 불허할 만큼 독보적이다. 특히나 그가 구사하는 화려한 스캣은 세상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 오죽하면 한국의 엘라 피츠제럴드(Ella Fitzgerald)라고 부르겠는가. 자작곡 '그루터기'로 1993년 제5회 ‘유재하 음악 경연 대회' 에서 은상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하는가 싶더니만 1995년 돌연 미국 보스턴의 버클리 음대에 입학해 공부한 수재이기도 하다.

오늘의 역사


인문학 아카데미

문구 브랜드 '아날로그 키퍼' 문경연의 문구 세계 여행기! 

여느 20대들과 마찬가지로 취업, 학자금 대출, 아르바이트 등으로 치열한 일상을 보내던 작가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문구를 보러 불쑥 떠난 '문구 여행'의 기록을 제물포구락부에서 들려드립니다.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던 작가는 문구 여행을 하면서 문구를 너무나 좋아하는 자신을 깨닫고, 그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고 인정하는 용기를 냅니다. 그리고 한때는 부끄럽고 누군가는 한심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여겼던, 문방구 주인이 되겠다는 꿈을 향한 첫 발걸음을 뗍니다. 
문경연 작가가 직접 다녀온 미국, 유럽, 일본, 중국까지 7개 도시 27곳의 문방구와 문구 이야기. 코로나19로 지친 시민 여러분들을 위한 힐링 캠프. 제물포구락부 인문학 아카데미를 기대해주세요. 

2021년 4월 25일 일요일 오전 10시 ~ 12시. 제물포구락부 1층 이경성 극장. 특강 예약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스토리 by 제물포구락부

조지 애쉬모어 피치(1883년1월 ~1979년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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