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제물포구락부에서 온 편지 Vol.46

자주적 개항의 상징적 서사자원


세실 쿠퍼[Alfred Cecil Cooper, 한국명 구세실(具世實)]은 영국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하고 1907년 사제서품을 받았다.
이후 25년 동안 조선인의 곁에서 일제의 탄압을 직접 목격하고 함께 저항했으며 심지어 6.25 전쟁 중에는 포로 신분으로 체포되어 모스크바까지 끌려간 이른바 ‘죽음의 행진’을 거쳐 1953년 영국으로 귀환 후 다시 한국으로 복귀하는 등 근현대 한반도의 운명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흔치 않은 인생역정을 산 인물이다.

1946년 엘리자베스 키스 자매가 출간한 "Old Korea: The Land of Morning Calm" 에는 세실 주교의 추천사가 실려있다.  2차 세계대전이 종료되고, 남북한 신탁통치가 결정되기 직전 시점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한반도의 완전한 독립을 염원하는 세실 주교의 희망이 간결하게 담겨 있다. 
아래 추천사의 일부를 옮겨보았다.

이 책의 지은이들은 그저 여행객으로 한국에 와서 불과 몇 달밖에 체류하지 않았지만, 그 몇 달은 한국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외양상으로 보면 1919년의 3·1운동은 더 많은 압박과 엄격한 법령들을 초래했고, 수천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과 개인 자유의 박탈, 심지어는 죽음까지도 가져왔다. 그렇지만 정신사적으로 보자면 3·1 운동은 한국인의 애국심과 단결심을 고취하고, 그 어떤 일제의 억압적 조치도 억누르지 못하는 독립의 염원과 국민적 열망을 강화했다. 

일본이 패망한 지금, 한국은 독립국의 지위를 곧 회복시켜준다는 카이로 회담의 약속이 실현되기를 열렬히 기다리고 있다. 

이 책에 기술된 사건들이 일어난 지 벌써 사반세기가 지났다. 그동안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 많은 물질적 발전이 있었고, 한국 풍습 전통 언어를 억압하는 일본의 식민지 정책과 그 막심한 피해에도 한국은 일본이나 중국과는 다른 특유의 개성과 문화를 연면히 유지한 채 현재 독립을 기다리고 있다. 역경과 시련은 사람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계기가 된다. 이 책에 묘사된 한국 사람들의 의젓한 품성과 차분한 태도는 우리에게 한국인의 참된 기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식민시기 무채색으로만 기억되고 있는 우리의 이웃과 산하와 문화를 다시한번 제대로 들여다 보고 싶을때, 엘리자베스 키스를 만나 보시라. 
엘리자베스 키스 특별전은 올해 건립 120주년을 맞게 되는 제물포구락부에서 2021년 2월 28일까지 관람하실 수 있다.


엘리자베스 키스 특별전

엘리자베스 키스가 만나고 그리고 기록한 수많은 구한말 조선의 사람들과 풍경은 지금 제물포구락부에 가시면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제물포구락부의 서재

<녹턴 - 음악과 황혼에 대한 다섯 가지 이야기 > (가즈오 이시구로, 민음사)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 <녹턴>에는 재즈가 무수히 언급됩니다. 얼핏 재즈 스탠더드 넘버와 뮤지션들의 이야기를 소설에 삽입한 기법이 무라카미 하루키를 연상케 하지요. 
하지만 하루키와는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재즈 자체로 인해 과도하다고 느낄만큼 이상투적인 감상에 빠지지는 않으니까요. <녹턴>은 화자인 ‘나’를 포함한 모든 인물들이 그저 그런, 결코 성공했다고는 볼 수없는 이들이 주인공들입니다. 그렇다고 ‘녹턴’이라는 제목과 부제 ‘음악과 황혼에 대한 다섯 가지 이야기’마냥 서서히 기우는 맥 빠진 인생만을 그리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난 생을 관조하듯 바라보는 인물들입니다. 작가가 비록 희망을 직접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독자는 결국 그 미세한 울림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울림이란 모르고 흘려보낸 지난 시간도, 지금 이 순간도, 앞으로의 시간들도 모두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겁니다. 재즈가 중요한 서사적 매개체가 되고 있으니 작품 에 언급된 재즈를 직접 찾아 들으면서 읽으면 읽는 재미가 더 좋습니다.

재즈 브루잉

1956년 6월 26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시카고로 향하던 한 대의 승용차가 5미터 높이의 제방 밑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난다. 당시의 필라델피아의 기상은 폭우가 쏟아지던 상태였다. 차를 타고 있던 세 명은 그 자리에서 모두 사망했다. 처음엔 단순한 교통사고로 보도되었던 이 사고는 곧 재즈사에 영원히 언급될 비극이 되었다.

클리포드 브라운(Clifford Brown). 그를 언급할 때마다 떠오르는 수식어들이 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너무나 빨리 세상을 등진 천재. 26년의 짧은 생애 등이다. 레코딩 기간은 겨우 4년. 그리고는 신기루처럼 떠나버린 비운의 천재 트럼페터다. 그러나 그 짧은 기간에 남긴 음반들은 하나같이 역사적인 명반으로 남았다.

사고 당일 그는 피아니스트 버드 파웰의 동생 리치 파월과 그의 부인 크리스와 함께 시카고의 클럽으로 연주하러 가던 길이었다. 불행하게도 자동차 주인인 리치 파웰은 미숙했던 그의 부인에게 운전을 맡겼고, 빗길에 미끄러져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죽음은 당시 재즈계에도 엄청난 충격을 불러왔다. 

술과 마약으로 만연해 있던 대부분의 여타 연주자들과는 달리 그는 마약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았고 깨끗한 사생활과 인성으로 주변의 평도 훌륭했다. 이튿날 사고 소식을 들은 디지 길레스피 악단의 멤버들은 공연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통곡하는 바람에 엉망으로 공연을 마쳤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였다. 

단명한 뮤지션으로 이토록 강렬한 인상을 주고 떠난 경우는 빌 에반스 트리오의 베이시스트 스콧 라바로 정도가 있을까?

오늘의 역사


TV역사특강
민족의 독립만세운동계획에 따른 준비를 1919년 2월 28일까지 완료한 민족대표 33인 중 29인(길선주·김병조·유여대·정춘수 등 4인은 지방에 있었으므로 불참)은 태화관에 모였는데, 독립선언 시각인 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손병희(孫秉熙)는 최린(崔麟)으로 하여금 태화관 주인 안순환이 조선총독부에 전화를 걸게 하여 “민족대표 일동이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식을 거행하고 지금 축배를 들고 있다”고 통고하였다.  
이에 일본경찰대 80여명이 곧 달려와 태화관을 포위하였다. 이때 민족대표들은 독립을 선언하는 한용운(韓龍雲)의 식사를 듣고 그의 선창으로 “대한독립만세”를 제창한 뒤 일본경찰에 의연하게 연행되었다. 이와 함께 파고다공원에서 일어나기 시작한 독립의 함성은 전국방방곡곡으로 퍼져 나갔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태화관(泰和館))] 

현재 태화관 관련 역사적 흔적들은 전무하다 합니다. 
서울 남산 후암동 지월장에서 안민영 쌤이 찾아낸 태화관의 작은 역사를 지금 만나보세요.

인문학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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