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제물포구락부에서 온 편지 Vol.45

자주적 개항의 상징적 서사자원


규칙이 간단해 언어가 달라도 서로 감정을 공유하고 즐길 수 있다. 사회적 계급, 인종, 성별에 차별받지 않고 자유로운 경쟁을 할 수 있으며, 직접 참가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서로 공감하고 감동하고 환호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이상적이지 못한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가 순수하게 열광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이상적인 사회의 축소판이다. 

바로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역사에 있어서 그야말로 최악으로 이상적이지 못했던 일제 강점기, 제물포구락부 인근 웃터골에서 펼쳐진 “서양식 공치기”는 당시 나라를 잃고 핍박받던 시절 일본인에 대한 민족적 원한과 울분을 함께 잠시나마 삭혀내기에 충분했었다. 

"야구대회가 있다고 소문만 나면 시민 팬들은 만사를 제쳐놓고 구름같이 모여들었다. 엿장수도 오고 지게꾼도 나섰다. 할머니도 스트라익하고 할아버지도 홈런 소리를 외쳤다." 
-인천 향토사학자 고일의 '인천석금(仁川昔今' 중(1955년).

서양인들의 거주구역이었던 각국지계와 인접한 응봉산 아래 조선지계에 위치한 웃터골에서 펼쳐진 야구경기에 대한 기록이다.
[그림:조관제 화백 | 더빙:BDQUEEN]



김윤식과 엘리자베스 키스
김윤식은 전통 유학에 조예가 깊었으나 동시에 신문물의 중요성을 잘 알았고, 엄청난 지식과 뛰어난 문장력은 중국·일본 학계에서도 인정할 정도였다. 
그는 자신이 쓴 글을 모아 1915년 문집 운양집(雲養集)을 발간했는데, 문집이 나오자 한·중·일 학계에서는 '동방의 한유(韓兪)이자 구양수(歐陽修)' '조선의 셰익스피어' '이조 500년 최고 문집' 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엘리자베스 키스가 김윤식을 만난 것은, 일부에서 친일파라고 비난을 받던 그가 이용직과 더불어 '독립청원서'를 일본 총독을 비롯한 각처에 제출해 한국의 독립을 촉구한 죄로 2년형을 살고 출옥한 직후이자, 김윤식이 죽기 한 달 전이다.

엘리자베스 키스는 운양 김윤식의 초상화 작업을 통해 노회한 학자, 망국의 관료, 폐가의 큰어른이 짊어진 슬픔을 가감없이 담아내었다.

마치 운양이 남긴 한시 한편이 그대로 그림으로 바뀐듯하다. 말과 텍스트로 남겨진 선비에 대한 엇갈린 평가조차도 한폭의 수채화앞에선 잠시 접어두는 것이 예의일듯 하다. 그리고 엘리자베스가 남긴 수많은 인물들은 또 어떤나름의 사연들이 있었을까? 사뭇 더 궁금해진다.

엘리자베스 키스가 만나고 그리고 기록한 수많은 구한말 조선의 사람들과 풍경은 지금 제물포구락부에 가시면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제물포구락부의 서재

<소소한 사건들> (롤랑 바르트, Photonet)은 바르트가 쓴 총 네편의 메모, 일기 형식의 글을 하나로 묶은 책입니다. 
‘현재의 소설: 메모, 일기, 그리고 사진'이 부제로 달려있습니다. 이중 특히 두 번째편 '소소한 사건들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SNS가 좀 더 일찍 시작되었다면 저자 바르트가 매일 매일 올렸을 것만 같은 조각 글들입니다. 
마치 하이쿠 같습니다. 60년대에 일본을 여행했던 바르트는 기존의 서양식 글쓰기와는 상이한 하이쿠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실제로 하이쿠 형식의 짧은 글들을 자신의 글쓰기에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를테면 이 '소소한 사건들'이 일종의 바르트식 하이쿠인 셈입니다. 짧은 글들이지만 그의 철학적 사유 방식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결코 가볍게 읽을 수만은 없는 책입니다. 
다행인건 이 어려움을 책 뒷 편의 해설이 어느 정도 해소시켜 준다는 점입니다. 적당한 텐션과 나른함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독특한 책입니다.

제물포구락부 TV역사특강
서울 남산 후암동 게스트하우스 지월장에서의 하룻밤을 보낸 역사스토리텔러 안민영 선생님은 1936년 일제가 발행한 대경성부대관 지도에서 지월장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고, 예사롭지 않은 이 적산가옥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추적하기 시작하는데요.. 지월장 2층 거실에 놓인 아무도 관심두지 않았던 응접테이블에서 1919년 3.1만세 운동과 맥락이 닿는 중요한 현판을 발견하게 됩니다. 현직 역사교사 안민영 쌤의 태화관 현판 이야기,에피소드 #1


언택트 라이브 투어
제물포구락부 언택트 라이브 투어는 슬기로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해 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비대면 도슨트 서비스입니다. 

위 영상은 지난 1월6일 미국 플로리다에 계신 재미학자 송영달 교수와의 투어 라이브 실황입니다.
매주 화~금. 오전 10시, 오전 11시 하루 2회.

재즈 브루잉

에드워드 W. 사이드(Edward Wadie Said)는 다니엘 바렌보임(Daniel Barenboim)과의 대담집 <평행과 역설> (마티)에서 바그너(Wilhelm Richard Wagner)가 늘 독특하게 다가오는 이유를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세상은 이미 남아 있지 않고, 따라서 우리만의 세계를 창조해야 한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그너의 음악에서는 그의 활동 당시 즉 세기말의 암울한 분위기 뿐만 아니라 입술을 지그시 깨물게 만드는 비장미가 느껴진다. 
그래서 온갖 악마들이 창궐하는 비극의 시대임에도 그냥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는 각오를 새기게 만든다. 
소개하는 앨범  (Uri Caine Ensemble, W&W)는 바그너의 장대한 관현악 작품들을 미국 재즈 피아니스트 유리 케인(Uri Caine)이 단 6인조의 앙상블로 편곡한 작품이다.

제물포구락부 스케치
관람객 동의하에 커플,가족 단위로 오신분들을 스케치해보았습니다. 



주소인천광역시 중구 자유공원남로 25   전화번호032-765-0261   
jemulpoclub@gmail.com
자주적 개항의 상징적 서사자원
수신거부 Unsubscribe

All Rights Reserved  제물포구락부 & 카툰캠퍼스
0

뉴스레터 구독신청

미래세대를 위한 근대문화유산 제물포구락부에서 매주 보내드리는 뉴스레터입니다. 함께해주세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찾아오시는길

#제물포구락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