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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커피커피로 읽는 인물 - 카를로 로제티(Carlo Rossetti)

리디언스
2021-03-07

따뜻한 연민으로 한국을 바라본 이탈리아 청년 외교관

카를로 로제티(Carlo Rossetti) 



 Corea e Coreani (사진 출처 : 코베이)



1996년 서울시립대학교 부설 서울학연구소에서 한 권의 책을 발간한다. 오랫동안 잊혀졌다가 뒤늦게 발견되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이 책은 1902~1903년에 한국 주재 이탈리아 영사로 근무했던 카를로 로제티(Carlo Rossetti)의 <꼬레아 꼬레아니 Corea e Coreani>라는 책이다. 특히 이 책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명성황후’의 사진으로 지목된 ‘궁정 복식을 한 여인'이란 제목의 사진 때문이다. 이 사진의 공개로 진위여부에 대한 논란은 별개로 책의 저자인 카를로 로제티와 우리나라와 이탈리아간의 외교 관계에 대한 역사 또한 주목받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과 이탈리아와의 외교는 조이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된 18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1886년에 이르러서야 비준서의 교환이 이루어졌다. 이후에도 이탈리아는 외교통상업무를 대영제국 공사관에 맡겨왔고 1901년 12월이 되어서야 서울에 영사관을 개설하고 자국의 외교관을 파견하였다.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던 여타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당시 아프리카 지역 식민지 개발에 열을 올렸던 이탈리아로서는 당연한 조치였는지 모른다. 같은 이유로 특별한 외교 현안이나 이해 관계의 충돌 역시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볼 수 있다. 

1901년에 부임한 초대 대한제국 주재 이탈리아 영사는 우고 프란체세티 디 말그라(Ugo Francesetti di Malgra) 백작이었다. 하지만 말그라는 1902년에 장티푸스로 갑자기 사망하고 만다. 이에 따라 후임으로 카를로 페치아 디 코사토 백작(Count Carlo Fecia di Cossato)가 임명되었다가 곧바로 당시 해군 중위였던 25세 약관의 카를로 로제티(Carlo Rossetti)로 교체된다. 그는 당시 중국 즈푸에서 귀국 대기 중이었다가 서울에 급파되었다. 당시의 상황이 그의 책 <꼬레아 꼬레아니>에 다음과 같이 서문으로 기술되어 있다.


1902년 10월이 끝나갈 무렵 나는 중국의 즈푸에 정박 중인 이탈리아 해군의 뿔리아'호에 머물고 있었다. 그 무렵 뿔리아호는 호주와 중국 등지의 바다에서 18개월에 걸친 항해를 성공리에 마치고, 이탈리아로 귀환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항해자들에게 더 이상 사랑스러울 수 없는, 그리고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과 만날 즐거움을 예고하는 상징인 귀환의 깃발이 온통 축제 분위기 속에 게양되던 바로 그날, 뜻밖에 나는 뿔리아호를 떠나 롬바르다호에 승선하라는 명을 받은 것이다. (꼬레아 꼬레아니)


사실 이때 로제티가 한국에 처음 온 것은 아니다. 절친이었던 말그라가 살아있던 당시 1902년 8월 약 한 달간 서울에 머물렀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카를로 로제티(Carlo Rossetti)는 1876년 10월 18일 이탈리아에서 태어났다. 1889년 리보르노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해 5년 동안 교육받은 뒤 1894년 6월에 이학사 학위를 받고 해군 소위로 임관했다. 나중에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공으로 이탈리아 십자훈장을 받았으며 해군 소장으로 예편되었다.

로제티 1902년 11월에 한국에 부임하면서부터 1903년 5월까지 약 7개월간 서울에 머무른다. 영사로서의 임무를 마친 후 고국 이탈리아로 귀국한 그가 이때의 경험을  1904년에 책으로 펴 낸 것이 <꼬레아 꼬레아니 Corea e Coreani>다.



사진 출처 : 동아일보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당대에 한국에 관해 쓴 서양인들의 책들이 다수 있는 건 사실이나 사진을 비롯한 자료의 양을 감안할 때 <꼬레아 꼬레아니>를 능가하는 책은 거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총 23장으로 구성되어 총 442 페이지에 걸쳐 집안일의 일상사, 서울의 신기한 유적들, 황제와 그의 궁정, 국민들의 기묘한 행동, 샤머니즘, 풍물, 형벌, 교육 등의 내용으로 당시 한국의 거의 모든 풍물과 문화를 담았다. 단 8개월을 머무르는 동안 파악한 내용치고는 어머어마한 양이다.

특히 이 책에는 당시 대한제국 황제와 황실, 일반 국민들을 모델로 직접 찍은 다량의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다. 앞서 밝힌 명성황후 추정 사진 또한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1860년대부터 사진기와 사진술이 도입되었지만 도입 초기에는 개인의 초상 사진이 대부분이었으나 로제티의 사진들은 좀 더 자유롭고 현실적인 사실들을 담고 있기에 사료로서 가치가 있다.

반면에 로체티의 한국 체류 기간이 단 8개월의 짧은 기간이었고 당시 식민지 확장 정책을 옹호하며 아시아를 바라보았던 보통의 이탈리아인 시각이 그랬던 것처럼 로제티 역시 한국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드러낸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로제티는 이탈리아의 아프리카 식민지 확장에 큰 공헌을 한 인물이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로제티 임무는 이탈리아 식민지 정책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정식 외교관계에 있는 국가에서의 체류였다. 또한 ‘고요한 나라 한국'이 일본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순수한 일반 한국인들에 비해 정치와 제도가 미흡하다’라는 취지로 발언했을 정도로 기본적으로는 한국에 대한 따뜻함과 연민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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