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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커피커피로 읽는 인물 - 검여 유희강(劍如 柳熙綱, 1911-1976)

리디언스
2021-05-29
조회수 264

왼손으로 또다른 예술의 경지를 이룩한 

검여 유희강(劍如 柳熙綱, 1911-1976)



인천역에서 차이나타운을 지나 조미수호통상조약(朝美修好通商條約) 체결지 안내비 좌측으로 자유공원에 들어서게 되면 육각형의 아담한 정자가 하나 보인다. 인천 송현동 출신 한의사 조길(趙吉)이 부친인 독립운동가 조훈(趙勳) 선생의 유훈에 따라 1960년에 건립한 연오정(然吾亭)이라는 이름의 정자다. 연호(然吾)는 조훈 선생의 호이며 현판 글씨는 검여 유희강(劍如 柳熙綱) 선생이 썼다. 






 연오정(然吾亭)




연오정의 현판을 쓴 검여 유희강은 1911년 5월 22일 경기도 부평군 서곶면 시천리(현 인천시 서구 시천동)에서 태어났다. 돌이 되기 전 부친이 작고하였으나 큰아버지의 가르침으로 4살 때부터 한문을 익혔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인 1937년 현 성균관대학교 전신인 명륜전문학원을 졸업한 뒤 북경으로 건너가 8년간 서화와 금석학을 수련했다. 상해미술연구소에서는 서양화를 배우기도 했다. 중국에서의 수학 시절은 유희강만의 서체와 화풍이 만들어지게 된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





‘홍매’ (검여 유희강 서예집, 일지사 1983) (사진 : 오마이뉴스)





 ‘완당정게’ (1965년, 성균관대학교 소장 (사진 : 오마이뉴스)




해방 이후 1946년 귀국 후 제2대 인천시립박물관장을 7년 동안 역임하고 인천시립도서관장, 인천교육대학 강사, 인천서예가협회장, 인천예술인협회, 인천문총, 대동서화동연회, 대한미술협회 등 인천의 여러 문화 예술 단체에서 중책을 맡아 활동했다. 이밖에 국선에 입선과 특선을 하고, 제5회, 6회  문교부장관상을 받았으며 1959년부터 6회에 걸쳐 개인전을 열었다.  

전서, 예서, 해서와 행서에 두루 뛰어났지만 초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주로 중국 북위 시대 작품을 바탕으로 하였으나 결국 만년에 이르러서는 검여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였다고 평가받는다. 이는 마치 추사 김정희 선생이 추사체를 완성하기 전까지 중국 서체를 모방하며 갈고 닦는 과정과 같다고 하겠다. 오랜 시간을 들여 간 먹을 하룻밤을 묵혀 사용하여 유난히 먹빛이 깊고 묵직하면서도 영롱했다고 한다. 하지만 검여 유희강에 대한 세상의 찬사는 단지 그의 작품세계에 한정되지 않는다. 불행을 극복하여 자신의 예술을 또다른 차원의 경지로 올려 놓았기 때문이다. 




검여 유희강(劍如 柳熙綱, 1911-1976)




검여는 그의 나이 58세때인 1968년 9월 7일 새벽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에 빠진다. 불행 중 다행으로 2주 만에 깨어났으나 오른쪽 반신불수와 실어증 증세로 더이상 서예 작업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하지만 검여는 포기하지 않았다. 제자들의 적극 권유로 왼손으로 붓을 잡았던 것이다. 검여의 초인적인 노력은 놀랍게도 뇌출혈로 쓰러진지 10개월 만인 1969년 6월 <한국서예가협회 전시회>에 왼손으로 쓴 글씨를 출품하게 했다. 1975년에는 왼쪽 손으로만 쓴 작품들을 모아 ‘검여 유희강 좌수전’을 열었다. 더욱이 그의 왼손 작품은 오른손으로 작업하던 시절을 능가한다는 평가까지 얻었으니 예술을 향한 그의 위대한 정신력은 인간 승리의 표본이라 부를만 하다.

하지만 1976년 10월 16일 절친이었던 화가 배렴(裵簾)의 사망 소식을 듣고 빈소에서 폭음을 하고는 밤을 새워 배렴의 만장에 쓰일 제문을 적다가 17일 새벽 뇌출혈이 재발하여 쓰러지고 만다. 그리고는 10월 18일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고 영면하고 말았다. 

2019년 성균관대학교 박물관에서 열린 검여 유희강 특별전시회에서 유족은 작품 400점과 습작 600점, 고인이 사용했던 벼루, 붓 등을 조건 없이 성균관대학교에 기증했다. 아쉽게도 검여 유희강의 출생지인 인천에는 작품을 온전히 보관, 보존할 수 있는 변변한 수장고 하나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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