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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포구락부의 서재<나무처럼 살아간다> (리즈 마빈, 덴스토리)

리디언스
2021-05-23
조회수 222


<나무처럼 살아간다> (리즈 마빈, 덴스토리)





대체 나무처럼 산다는 건 어떤 것일까요. 나무의 삶이란 언뜻 순응의 삶을 말하는 듯 싶기도 하지만 반대로 나무의 삶만큼 치열한 것이 또 있을까? 라는 물음도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소개하는 책 제목 <나무처럼 살아간다>는 무슨 의미일까요?

무려 4억 년 전부터 이땅에 존재하기 시작했음에도 우리는 나무의 삶을 당연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나무의 변화라고 해봐야 고작 철마다 잎이 나고 열매를 맺다가 곧  퇴색하고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이듬해 봄에 다시 순이 돋는 어찌보면 매우 단순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몸체가 성장하고 외형이 변하는 과정이 워낙 천천히 일어나는 현상이라서 웬만한 시간이 흐른 뒤가 아니면 쉽게 알아챌 수도 없습니다. 

인위적인 이식이 아닌 다음에야 나무는 줄곧 한자리에서 성장하고 쇠퇴하고 바로 그자리에서 소멸하는 존재입니다. 이 말은 어떤 나무든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최적으로 적응한다는 뜻도 됩니다. 그렇다면 나무는 인간이 느끼지 못하는 어떤 지혜와 능력을 가진 존재가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나무처럼 살아간다>는 그게 어떤 것이든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는 지혜를 빌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나무처럼 살아간다>는 역사, 음악, 여행, 인문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낸 저자 리즈 마빈이 쓰고 주로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트 애니 데이비드슨의 일러스트가 담긴 책입니다. 약 60종의 나무가 각각의 방법으로 지탱해 온 생존의 방식에서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백과사전식 나무의 생존법을 나열한 책이 아닙니다. 

가령 저자는 스코틀랜드 소나무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면 스코틀랜드 소나무처럼 자신감과 극기심을 기를 수 있다(그렇다고 스코틀랜드 산악지대의 강풍에 종일 서 있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만). 이 나무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1만 년 이상 자기 자리를 지키며 살아왔기에 정말 오랜 시간 자아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 1만 년의 세월 동안 이 나무가 겪고 극복해냈을 수많은 역경을 생각해보길. 우뚝 선 이 굳건한 나무로부터 영감을 받지 않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저자는 스코틀랜드 소나무가 같은 자리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킨 것은 오랜 시간 자아 성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나무가 느끼는 시간과 인간이 느끼는 시간은  차원이 다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인간이 스코틀랜드 소나무에서 영감을 받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인간이 나무에게 느끼는 궁극적인 경외감은 아마도 스코틀랜드 소나무가 그래왔던 것처럼 묵묵히 제자리에서 온몸으로 시간을 담아 내며 적응하고 생존하고 번영하는 존재이기 때문일 겁니다. 

같은 맥락에서 포탄을 이겨낸 강화도 초지진 소나무, 개항기 역사를 온 몸으로 담아낸 응봉산 플라타너스, 800여년 동안 우람한 자태를 유지하고 있는 장수동 은행나무등 인천 지역의 나무들에게서도 비슷한 영감과 경외감을 가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무가 천천히 시간을 담아내는 것처럼 조금씩 천천히 마음 갈 때마다 펼치고 읽기에 참 좋은 책입니다. 특히 캅틱바인딩 스타일로 제본된 책의 만듦새는 읽기도 전에 손에 들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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