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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커피석남 이경성

리디언스
20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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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인천시립박물관장 석남(石南) 이경성(李慶成)

우리나라의 박물관 역사를 거론할 때 결코 한국 최초의 공립박물관인 인천시립박물관의 초대 관장 ‘석남(石南) 이경성(李慶成)’(1919~2009) 선생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1919년 인천 화평동에서 출생한 이경성은 1936년 경성상업실천학교를 수료하고 19세가 되던 1937년 일본 동경추계상업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와세다 대학 전문부 법률과에 입학하여 1941년 졸업하였다. 하지만 동향의 미술학도 이남수와의 인연으로 도쿄 등지의 미술전시회를 다니면서 미술평론가로서의 자질을 키우느라 정작 법률공부는 등한시 했다고 한다.

1941년 갑작스런 모친의 사망으로 귀국할 수밖에 없었던 이경성은 약 8개월간 경성지방법원의 서기로 근무하다 1942년 전문적인 미술 공부를 위해 다시 일본으로 건너간다. 다음해 1943년 와세다 대학 문학부에 응시, 합격하여 본격적으로 미술사 공부를 시작했으나 미군의 도쿄 공습이 심해지자 곧바로 인천으로 귀국하게 된다. 귀국 후 인천 만석동의 기계제작소에서 근무하던 중 해방을 맞이한다.

이경성은 와세다 대학 시절 무렵부터 당시 개성부립박물관장이었던 우현(又玄) 고유섭(高裕燮) 선생과 서신을 주고받으며 교류하고 있었다. 고적 답사를 통한 유물과 유적의 탐구로 우리 미술의 전통을 찾으려 했던 고유섭 선생과의 서신 교환은 이경성이 박물관과 미술관 업무에 종사하기로 결심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후 미군정관 홈펠 중위의 조언과 권유로 1945년 10월 드디어 초대 인천시립박물관장에 취임하게 된다. 이후 약 6개월 남짓한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1946년 4월 최초의 서양식 건물인 ‘세창양행 사택’을 꾸며 박물관으로 정식 개관시켰다. 

하지만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 인천 지역을 점령한 북한군에게 박물관과 소장품을 모두 접수 당하자 이경성은 소장품들을 모두 옛 시장 관사의 방공호와 송림동의 민가로 옮겼으며 1.4 후퇴 당시에는 주요 소장품들을 열차 편으로 부산으로 이송 보관하였다. 이경성의 이런 노력으로 인천상륙작전 당시 박물관 건물은 연합군에 의한 폭격으로 모두 소실되었음에도 소장품들은 온전히 보존될 수 있었다.

이경성은 이후 1953년 4월 현 제물포구락부에 박물관을 재개관하여 서울 미 공보관에서 영사기와 책을 빌려와 시민들이 자유롭게 읽을 수 있도록 비치하는 한편 창고로 사용하던 당시의 제물포구락부 1층을 개조하여 시민들을 위한 무료 영화관을 열었다. 정상적인 운영조차 어려운 여건이었던 시립박물관이 전쟁으로 황폐해진 시민들을 위한 도서관과 영화관의 역할까지 수행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미담이다. 

본격적인 미술평론가 일에만 몰두하기 위해 1954년 인천시립박물관장직을 사임한 이경성은 곧바로 홍익대 미대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이어서 1956년부터 1961년까지는 이화여대 교수로, 1961년부터 1981년까지는 다시 홍익대 미대 교수직을 역임하였다. 그 기간 동안 수많은 미술 관련 평론과 논문을 발표했는가 하면 1965년에는 한국미술평론가협회를 창립하였고 1981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제9대(1981~1983), 제11대(1986~1992) 관장을 역임하였으며 1983년 워커힐미술관을 개관, 초대 관장을 맡는 등 한국의 미술관과 미술 평론의 초석과 이론체계를 세우고 발전시켰다.

이경성은 박물관 관장을 비롯하여 미술관 관장, 교수, 미술평론가 등을 고루 거침으로서 박물관과 미술관 행정가, 교육자, 미술이론가로서의 공적뿐 아니라 미술평론가로서 김환기, 이중섭, 박수근 등 동시대를 대표하는 한국 미술인들을 있게 한 공로자이다. 그런가 하면 수차례를 개인전을 가진 미술 작가이기도 하다. 

이중섭의 흰 소 

말년의 이경성은 외동딸과 미국에서 생활하다가 2009년 11월 현지에서 향년 90세의 일기로 영면하였다. 180센티가 넘는 훤칠한 키에 지적인 이목구비를 가진 젊은 시절의 이경성이 제물포역 근방에 나타나는 날이면 제물포고 학생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고 전해진다. 평생 미(美)을 탐구한 그의 삶이 어쩌면 이 타고난 외모의 수려함에서부터 비롯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에피소드다. 

이번 주 제물포구락부의 스페셜 블렌드 커피 <이경성>은 평생을 아름다움을 탐구하고 그 아름다움을 담는 공간을 구축한 일관된 그의 삶처럼 첫 모금부터 마지막 한 모금까지 시종일관 풍미를 잃지 않는다. <이경성> 블렌드의 깊은 바디감은 마시고 나서 비로소 진가를 발휘한다. 마치 기대하지 않고 찾아간 미술관에서 마음에 드는 그림 한 점을 발견하고는 사색하듯 오랫동안 바라보다 나서는 기분이다. 좋은 그림이 그렇듯 좋은 커피 역시 마음에 오래 남는다.


Tip : 핸드드립의 추출 변수 1

핸드드립으로 추출한 커피의 특징은 추출 변수에 따라 맛과 향이 그때그때 달라진다는 것이다. 변수의 우연한 조합에 의한 맛의 변화는 단점이자 장점이다. 하지만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일관된 맛을 원한다면 그중 가장 중요한 변수 세 가지를 파악하고 추출해야 한다. 첫 번째는 추출 속도, 두 번째는 커피의 분쇄도, 세 번째는 추출 온도다. 이 세 가지 변수를 가지고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조합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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