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사랑한 외국인 중에 별다른 수식 없이 언더우드(Underwood)라는 이름을 일컫는다면 대개는 구한말 당시 새문안 교회와 연세대학교를 설립한 최초의 장로회 선교사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Horace Grant Underwood)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언더우드의 가계(家系)를 주의 깊게 들여다본다면 조금은 생각이 달라진다.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 이후 무려 4대에 걸쳐 한국을 사랑하고 헌신한 가문이기에 적지 않은 언더우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중 1대 언더우드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의 부인 릴리어스 호튼 언더우드(Lilias Horton Underwood)는 조선에 직접 살면서 기록한 그녀의 책을 통하여 우리에게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1851년 뉴욕에서 태어난 릴리어스 호튼 언더우드는 시카고에서 의과대학 재학 시절 미국 장로교 교단의 요청을 받고 1888년 조선에 의료선교사로 파견되었다. 곧바로 명성황후의 시의가 되었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 서양 병원인 광혜원의 부인과 책임자를 맡았다. 이후 1889년에 이미 조선에서 선교사로 활동 중이었던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 목사와 결혼, 신혼여행과 선교여행을 겸하여 평안도와 황해도 지방을 순회하기도 했다.
이러한 체험들을 바탕으로 1904년에 펴낸 <Fifteen Years Among the Top-Knots: Life in Korea>는 책 제목이 말하는 것처럼 ‘상투쟁이들과 함께한 15년’이 원제이나 국내에서는 1984년에 <언더우드 부인의 조선생활>이라는 제목으로, 2008년에는 <언더우드 부인의 조선견문록>이라는 이름으로 개정판이 출간된 바 있다.
이 책은 1888년 그녀가 첫 발을 내 딛었던 제물포의 풍경을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가마를 타고 떠난 신혼여행과 신앙생활, 조선 민중의 삶과 일본을 비롯한 제국주의 열강 앞에서 무기력할 뿐인 조선 왕조의 모습까지 세밀한 여성의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갑오개혁, 청일전쟁, 을미사변 등 당시 격동하던 조선과 주변 정세를 예리하게 기록했다. 특히 시의로서 지척에서 바라본 명성황후의 모습과 일본인들에게 살해당할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경복궁 시위대 지휘관이었던 러시아의 사바찐과 미국의 다이 장군의 말을 인용하여 생생하게 묘사한 부분은 사료로서의 가치가 높은 매우 귀중한 구한말 역사 자료로 평가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눈길을 끄는 것은 조선을 바라보는 릴리어스 호튼 언더우드의 조선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다. 조선 민중은 일본, 중국인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기질을 가졌으며 독자적인 문자를 발명하고 사용하는 문명국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흔히 조선 사람은 게으르고, 무디고, 어리석고, 느리고, 열등한 민족이라고 말들을 한다. 그러나 짐작건대 이런 말들은 그들을 잘 모르는 여행자들이나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을 쓸모없는 사람들로 생각하게 하려는 적이 있는 그들의 적이나, 그들을 잘 알아보려는 생각이 없이 겉모습만 본 사람들의 말이다.’ (언더우드 부인의 조선 견문록, 이숲, p280)
언더우드의 이런 시각 덕분에 우리 자신도 편견으로 답습하며 바라보던 구한말 조선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릴리어스 호튼 언더우드에 진 빚이 결코 적지 않다.
제물포구락부의 스페셜 블렌드 커피 <릴리어스 호튼 언더우드>는 진하지만 육중하지 않은 바디감, 균질한 밸런스, 마지막 한 모금까지 마치 브라운 슈가를 녹여낸 듯한 단맛이 좋으면서도 산뜻한 산미 또한 뛰어나다. 마치 잘 익은 사과를 한입 베어 문 듯하다. 한가로운 일상을 보내면서 마시기에 안성맞춤이다.
Tip : 미국 커피의 역사 1
미국에서의 커피 소비는 1773년 이른바 보스턴 차 사건으로 인해 급증하게 된다. 당시 영국은 동인도 회사의 차 무역 독점권을 부여하는 관세법을 통과시켰고 이에 반발한 식민지 미국내 반영국 급진파 세력은 보스턴 항구에 정박 중이던 두 척의 선박 안에 있던 차 상자를 꺼내 바다에 던져 버렸다. 이 사건은 이어 1775년 식민지 미국과 영국 간의 무력 충돌의 단초가 되었고 재미있는 사실은 이 사건이 처음 모의 된 곳이 바로 커피 하우스 그린 드래곤(Green Dragon)이라는 점이다.
한국을 사랑한 외국인 중에 별다른 수식 없이 언더우드(Underwood)라는 이름을 일컫는다면 대개는 구한말 당시 새문안 교회와 연세대학교를 설립한 최초의 장로회 선교사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Horace Grant Underwood)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언더우드의 가계(家系)를 주의 깊게 들여다본다면 조금은 생각이 달라진다.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 이후 무려 4대에 걸쳐 한국을 사랑하고 헌신한 가문이기에 적지 않은 언더우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중 1대 언더우드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의 부인 릴리어스 호튼 언더우드(Lilias Horton Underwood)는 조선에 직접 살면서 기록한 그녀의 책을 통하여 우리에게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1851년 뉴욕에서 태어난 릴리어스 호튼 언더우드는 시카고에서 의과대학 재학 시절 미국 장로교 교단의 요청을 받고 1888년 조선에 의료선교사로 파견되었다. 곧바로 명성황후의 시의가 되었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 서양 병원인 광혜원의 부인과 책임자를 맡았다. 이후 1889년에 이미 조선에서 선교사로 활동 중이었던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 목사와 결혼, 신혼여행과 선교여행을 겸하여 평안도와 황해도 지방을 순회하기도 했다.
이러한 체험들을 바탕으로 1904년에 펴낸 <Fifteen Years Among the Top-Knots: Life in Korea>는 책 제목이 말하는 것처럼 ‘상투쟁이들과 함께한 15년’이 원제이나 국내에서는 1984년에 <언더우드 부인의 조선생활>이라는 제목으로, 2008년에는 <언더우드 부인의 조선견문록>이라는 이름으로 개정판이 출간된 바 있다.
이 책은 1888년 그녀가 첫 발을 내 딛었던 제물포의 풍경을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가마를 타고 떠난 신혼여행과 신앙생활, 조선 민중의 삶과 일본을 비롯한 제국주의 열강 앞에서 무기력할 뿐인 조선 왕조의 모습까지 세밀한 여성의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갑오개혁, 청일전쟁, 을미사변 등 당시 격동하던 조선과 주변 정세를 예리하게 기록했다. 특히 시의로서 지척에서 바라본 명성황후의 모습과 일본인들에게 살해당할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경복궁 시위대 지휘관이었던 러시아의 사바찐과 미국의 다이 장군의 말을 인용하여 생생하게 묘사한 부분은 사료로서의 가치가 높은 매우 귀중한 구한말 역사 자료로 평가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눈길을 끄는 것은 조선을 바라보는 릴리어스 호튼 언더우드의 조선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다. 조선 민중은 일본, 중국인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기질을 가졌으며 독자적인 문자를 발명하고 사용하는 문명국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언더우드의 이런 시각 덕분에 우리 자신도 편견으로 답습하며 바라보던 구한말 조선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릴리어스 호튼 언더우드에 진 빚이 결코 적지 않다.
Tip : 미국 커피의 역사 1
미국에서의 커피 소비는 1773년 이른바 보스턴 차 사건으로 인해 급증하게 된다. 당시 영국은 동인도 회사의 차 무역 독점권을 부여하는 관세법을 통과시켰고 이에 반발한 식민지 미국내 반영국 급진파 세력은 보스턴 항구에 정박 중이던 두 척의 선박 안에 있던 차 상자를 꺼내 바다에 던져 버렸다. 이 사건은 이어 1775년 식민지 미국과 영국 간의 무력 충돌의 단초가 되었고 재미있는 사실은 이 사건이 처음 모의 된 곳이 바로 커피 하우스 그린 드래곤(Green Dragon)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