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웹 컨셉 아티스트가 들여다 본 로마라는 시공간
<로마시티> (이상록, 책과 함께)

로마는 그리스와 함께 현재의 유럽을 있게 한 문명의 중심지입니다. 로마를 머리속으로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초기 기독교와 이를 압박하는 탐욕스런 황제들, 대화재, 중세, 르네상스를 생각하다가 어느새 오드리 헵번의 ‘로마의 휴일’에까지 이릅니다. 다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느낌입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역사속 로마의 모습은 단지 유물과 유적으로서만 접했기에 다소 칙칙한 기분으로 가늠할 뿐이었습니다.
고대 로마제국이 지금까지 현존하고 있다면 과연 어떤 모습을, 어떤 색감을 가지고 있을까요? 로마를 한번이라도 다녀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서유럽의 일반적인 풍경과는 결이 조금은 다른 곳이라고 말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아는 현재의 로마는 제국이 멸망한 뒤 새건물을 올릴 때 옛 건물을 치우지 않고 흙을 덮은 다음 새 건물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시간을 품은 유적들 위에서 현대의 평범한 일상이 무심하게 일어나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현재의 로마의 상징성은 2500년 전 유적 위의 맥도날드에서 사람들이 태연하게 햄버거를 먹는 모습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로마시티> (이상록, 책과 함께)는 일러스트레이터, 컨셉 아티스트이자 UI디자이너 등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2000년대 초에 처음 로마를 여행하고 고대 로마의 매력에 빠진 이후 수 차례 로마를 왕래하며 쓴 책입니다. 사진 대신 그가 직접 그린 3천여 점의 일러스트는 현재의 로마 풍경뿐 아니라 과거 역사속 장면까지 화려한 색감으로 담아냈습니다. 로마네스크와 고딕, 바로크 양식 등 유럽의 문화와 양식을 주도한 로마의 예술을 선명한 사진보다도 오히려 생동감 있게 볼 수 있습니다.
역사 전공자의 책이 아니기에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기존 역사서의 고리타분한 면을 탈피합니다. 기원전 753년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건국 신화부터 1861년 통일 이탈리아까지 그 어떤 역사서보다 쉽고 설득력 있게 과거와 현재의 로마를 보여줍니다.



가령 우리는 네로 황제가 수도 로마를 새로운 도시로 만들겠다며 불을 지르고는 아비규환의 도시를 바라보며 노래까지 불렀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당시 로마는 건물의 밀집도가 높아 상시 화재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고 단지 네로의 치세에 일어났을 뿐이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화재로 집을 잃은 시민들이 그들의 분노를 네로에게 전가했다는 겁니다. 이밖에 로마제국 멸망의 원인이 나태와 방탕 때문이라는 것, 르네상스가 단순히 신을 부정한 인문정신의 토대위에서 시작되었다는 것 등 우리가 갖고 있는 로마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해 설득력 있게 바로잡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로마제국의 수도였던 현재의 도시 ‘로마’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입니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로마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순수한 관광객의 입장에서 유적과 유물, 예술품을 엮어 자연스럽게 로마를 소개합니다. 579 페이지나 되는 두툼한 책임에도 천천히 읽다보면 로마 역사를 관통하는 각 시대의 특징을 알아가는 재미에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유럽과 현대 문명의 근원이라 부를 수 있는 로마의 역사 문화 예술 그리고 현재를 가늠하고 나아가 직접 여행하고픈 욕구까지 불러 일으키는, 대단한 공력이 들어간 책입니다.
게임‧웹 컨셉 아티스트가 들여다 본 로마라는 시공간
<로마시티> (이상록, 책과 함께)
로마는 그리스와 함께 현재의 유럽을 있게 한 문명의 중심지입니다. 로마를 머리속으로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초기 기독교와 이를 압박하는 탐욕스런 황제들, 대화재, 중세, 르네상스를 생각하다가 어느새 오드리 헵번의 ‘로마의 휴일’에까지 이릅니다. 다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느낌입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역사속 로마의 모습은 단지 유물과 유적으로서만 접했기에 다소 칙칙한 기분으로 가늠할 뿐이었습니다.
고대 로마제국이 지금까지 현존하고 있다면 과연 어떤 모습을, 어떤 색감을 가지고 있을까요? 로마를 한번이라도 다녀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서유럽의 일반적인 풍경과는 결이 조금은 다른 곳이라고 말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아는 현재의 로마는 제국이 멸망한 뒤 새건물을 올릴 때 옛 건물을 치우지 않고 흙을 덮은 다음 새 건물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시간을 품은 유적들 위에서 현대의 평범한 일상이 무심하게 일어나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현재의 로마의 상징성은 2500년 전 유적 위의 맥도날드에서 사람들이 태연하게 햄버거를 먹는 모습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로마시티> (이상록, 책과 함께)는 일러스트레이터, 컨셉 아티스트이자 UI디자이너 등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2000년대 초에 처음 로마를 여행하고 고대 로마의 매력에 빠진 이후 수 차례 로마를 왕래하며 쓴 책입니다. 사진 대신 그가 직접 그린 3천여 점의 일러스트는 현재의 로마 풍경뿐 아니라 과거 역사속 장면까지 화려한 색감으로 담아냈습니다. 로마네스크와 고딕, 바로크 양식 등 유럽의 문화와 양식을 주도한 로마의 예술을 선명한 사진보다도 오히려 생동감 있게 볼 수 있습니다.
역사 전공자의 책이 아니기에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기존 역사서의 고리타분한 면을 탈피합니다. 기원전 753년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건국 신화부터 1861년 통일 이탈리아까지 그 어떤 역사서보다 쉽고 설득력 있게 과거와 현재의 로마를 보여줍니다.
가령 우리는 네로 황제가 수도 로마를 새로운 도시로 만들겠다며 불을 지르고는 아비규환의 도시를 바라보며 노래까지 불렀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당시 로마는 건물의 밀집도가 높아 상시 화재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고 단지 네로의 치세에 일어났을 뿐이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화재로 집을 잃은 시민들이 그들의 분노를 네로에게 전가했다는 겁니다. 이밖에 로마제국 멸망의 원인이 나태와 방탕 때문이라는 것, 르네상스가 단순히 신을 부정한 인문정신의 토대위에서 시작되었다는 것 등 우리가 갖고 있는 로마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해 설득력 있게 바로잡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로마제국의 수도였던 현재의 도시 ‘로마’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입니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로마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순수한 관광객의 입장에서 유적과 유물, 예술품을 엮어 자연스럽게 로마를 소개합니다. 579 페이지나 되는 두툼한 책임에도 천천히 읽다보면 로마 역사를 관통하는 각 시대의 특징을 알아가는 재미에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유럽과 현대 문명의 근원이라 부를 수 있는 로마의 역사 문화 예술 그리고 현재를 가늠하고 나아가 직접 여행하고픈 욕구까지 불러 일으키는, 대단한 공력이 들어간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