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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브루잉재즈 브루잉 - En Attendant (Marcin Wasilewski Trio, ECM)

리디언스
2021-12-13


2021년 새 앨범이지만 또다시 그들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만드는

En Attendant (Marcin Wasilewski Trio, ECM)





폴란드 출신의 Marcin Wasilewski Trio의 2021년 새 앨범입니다. 10대 때 이미 트리오를 결성하여 1995년에 심플 어쿠스틱 트리오(Simple Acoustic Trio)라는 이름으로 첫 트리오 앨범인 <Komeda>를 선보였습니다. 이어 폴란드 재즈의 대부 토마스 스탄코에 의해 주목받은 후 그의 밴드에 합류하였고 2002년 발표된 토마스 스탄코의 앨범 <Soul Of Things> (ECM)과 2004년 Suspended Night (ECM)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 앨범들로 마르신 바실레프스키(Marcin Wasilewski), 스와보미르 쿠르키에비치(Slawomir Kurkiewicz), 미할 미스키에비치(Michal Miskiewicz) 세 사람의 이름은 재즈씬에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됩니다. 이후 이들은 심플 어쿠스틱 트리오에서 마르신 바실레프스키 트리오로 이름을 바꾸었고 드디어 2005년 ECM 에서 첫 앨범 Trio를 발표합니다. ECM의 창업자이자 프로튜서 만프레드 아이허가 직접 프로듀싱한 이 앨범은 2005년 '독일 음반 비평가 협회상'을 수상하며 놀라움을 안겨줍니다.




Marcin Wasilewski Trio 사진 : scadoganhall.com



앨범 <En Attendant> (Marcin Wasilewski Trio, ECM)는 2005년에 ECM의 첫 앨범 Trio 이후  발표된 일곱 번째 작품으로 트리오 멤버가 공동으로 작곡한 세 곡과 마르신 바실레프스키가 작곡한 1곡, 칼라 블레이와 도어스의 각 1곡씩,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1곡으로 총 7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선 <En Attendant>라는 앨범 타이틀이 인상깊습니다. 알다시피 ‘En Attendant’는 ‘기다리면서’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입니다. 모국어인 폴란드어나 레이블 ECM이 있는 독일어가 아닌 프랑스어를 사용한 것은 혹 사무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의 제목 ‘En Attendant Godot’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이들의 첫 앨범 타이틀이 1960년대 폴란드의 전설적인 재즈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코메다를 기리는 <Komeda>입니다. 그만큼 앨범 타이틀 자체에 중요한 메시지를 담는 팀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을 기다린다는 뜻일까요? 트랙의 전개는 1, 4, 7번 트랙의 ‘In Motion’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나머지 곡들이 각각 바흐, 바실레프스키, 칼라 블레이, 도어스의 곡인데 반해 Pt. 1,2,3으로 제목이 붙여진 세 곡은 트리오 멤버가 공동으로 작곡한 오리지널 곡입니다. 첫 트랙 In Motion, Pt. 1은 피아노 트리오답게 피아노뿐 아니라 베이스와 드럼의 적당한 텐션이 돋보이면서 이들이 추구하는 음악적 정체성을 완벽히 드러냅니다. 곧바로 이어지는 두 번째 트랙 바흐의 골드베르크 바리에이션 25는 In Motion, Pt. 1과 일종의 대척점을 이루는데 바흐의 정형성을 흐트리지 않으면서 클래식 본연의 깊이를 표현해 냅니다. 2020년 조 로바노와의 협연 앨범 <Arctic Riff>에서 두 개의 버전으로 등장했던 칼라 블레이의 원작 Vashkar는 이제 마르신 바실레프스키 트리오의 주요 레파토리로 자리잡았다는 생각이 들만큼 익숙합니다. 이어 피어노뿐 아니라 인트로부터 드러밍과 베이스가 인상적인  In Motion, Pt. 2, 서정미 넘치는 바실레프스키 작곡의 Glimmer Of Hope,  완벽하게 그들만의 스타일로 해석한 도어스의 Riders on the Storm을 들으면 어느덧 마지막 트랙인  In Motion, Pt. 3 입니다. 그럼에도 타이틀 En Attendant의 의미 곧 기다리던 그 무엇에 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사실 사무엘 베케트의 ‘En Attendant Godot’(고도를 기다리며)에서도 두 주인공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기다리는 ‘고도’는 결코 나타나지 않습니다. 고도가 그들 앞에 나타날 때까지 다만 기다릴 뿐입니다. 역설적인 건 그 많은 대사를 쏟아내던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보다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고도'가 훨씬 더 깊이 내 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삶은 수많은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설령 끝내 그것이 오지 않는다 해도 우리는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숙명을 안고 살아갑니다. 

이 앨범 <En Attendant> 역시 그렇습니다. 마지막 트랙 In Motion, Pt. 3까지 다 들은 후 남는 건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모호한 여운입니다. 마치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의  ‘고도’에 대한 기다림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또 그들의 다음 작품을 기다릴 수 밖에 없나 봅니다. 

올해 구입하는 마지막 앨범인 <En Attendant>으로 다행히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르신 바실레프스키 트리오가 왜 ECM을 대표하는 피아노 트리오인지 그 가치를 직접 증명하는 작품입니다.




Provided to YouTube by Universal Music Group

In Motion, Pt. 1 · Marcin Wasilewski Trio

In Motion, Pt. 1

℗ 2021 ECM Records GmbH, under exclusive license to Deutsche Grammophon GmbH, Berlin

Released on: 2021-08-06 Producer: Manfred Eicher

Studio  Personnel, Recording  Engineer, Mixer: Gérard De Haro

Associated  Performer, Piano: Marcin Wasilewski

Associated  Performer, Double  Bass: Slawomir Kurkiewicz

Associated  Performer, Drums: Michal Miskiewicz

Studio  Personnel, Mastering  Engineer: Nicolas Baillard

Composer: Marcin Wasilewski Composer: Slawomir Kurkiewicz Composer: Michal Miskiewic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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