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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포구락부의 서재제물포구락부의 서재 - <헤세가 사랑한 순간들> (헤르만 헤세 지음, 배수아 엮음, 을유문화사)

리디언스
202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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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포구락부의 서재>


처음 만났던 느낌과는 다른, 진짜 헤세를 만나는 시간

<헤세가 사랑한 순간들> (헤르만 헤세 지음, 배수아 엮음, 을유문화사)


“새는 알을 까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고자 하는 자는 한 세계를 부숴야 한다”

이 강렬한 문구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던 사람이 있을까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젊은 시절 헤르만 헤세에 관한거라면 뭐든지 닥치는대로 읽었습니다. 헤세는 그 시절 저의 구원자였습니다. 데미안을 읽으며 ‘두 세계’를 알았고 싱클레어가 빠졌던 저편의 ‘다른 세계’를 동경하기도 했습니다. 헤세를 읽고 성장통을 겪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러나 젊은 시절을 뒤로 한 후부터 만나는 헤세는 조금씩 다른 느낌을 주곤 했습니다.  특히 그의 소설이 아닌 산문을 읽을 때 더욱 그렇습니다. 다음에 소개하는 문장은 삶에 대해 달관했기에 나올 수 있는, 젊은 시절엔 절대로 맘에 닿을 수 없는 글입니다. 


과거보다 더욱 풍부해진 목소리로, 수백 배나 더 충만한 뉘앙스로 나에게 말을 건다. 이제 나는 그리움에 잔뜩 취한 나머지 나만의 꿈의 색채로 베일에 싸인 먼 나라를 덧칠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 내 눈동자는 거기 있는 사물 자체의 모습에 만족한다. 보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그러자 세계는 예전보다 더욱 아름다워졌다. 세계는 더욱 아름다워졌다. 나는 혼자지만, 혼자라는 사실을 괴로워하지 않는다. 나는 더 이상 아무 것도 소망하지 않는다. 가만히 누워, 햇빛에 온몸이 빨갛게 익도록 내버려 둘 뿐이다. 익을 대로 익어서 성숙해지기를 열망할 뿐이다. 나는 죽음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다시 태어날 준비 또한 되어 있다. (헤세가 사랑한 순간들 p 98)






<헤세가 사랑한 순간들>은 헤세가 60여년 동안 쓴 글들 중에서 헤세를 잘 이해할 수 있는 글들을 선별하여 모아 놓은 산문집입니다. 헤세의 산문들은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어 이런저런 번역본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배수아가 고르고 번역한 <헤세가 사랑한 순간들>은 헤세 산문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선택이 아닐까 합니다.

<헤세가 사랑한 순간들>의 특징 중 하나는 주제의 다양성입니다. 익히 알려진 작품이라 하더라도 헤세의 정신세계를 잘 나타내 주는 작품들은 포함시켰습니다. 자연에 대한 찬미, 헤세가 평생 추구했던 여행, 방랑에 대한 아름다운 산문을 물론 편지 글도 있습니다. 이밖에 불교를 비롯한 인도의 종교와 사상, 정치적 견해, 우화, 등 세계와 문학을 향한 창조의 열정이 온전하게 담겨 있는 보석 같은 글들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음악에도 조예가 깊었기에 음악을 다룬 작품들과 소설속 몇몇 장면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더욱이 국내에 미처 소개되지 않았던 새로운 글들도 있습니다. 헤세의 방랑, 사랑, 사람들, 생각 등 모두 네 부분으로 나누어 구성한 ‘헤세가 사랑한 순간들’을 통해 여태까지의 시나 소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그의 진짜 모습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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