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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포구락부의 서재<상페의 음악> (장 자크 상페, 미메시스)

리디언스
202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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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크 상페가 사랑한 음악과 음악가들

<상페의 음악> (장 자크 상페, 미메시스)




 

미국 ‘뉴요커’의 표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프랑스 삽화가 장자크 상페(Jean-Jacques Sempé)는 알려진대로 어린 시절 자신이 좋아하는 ‘레이 벤투라’ 악단에 들어가 연주하리라 꿈꾸었을 정도로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가정 형편상 음악 대신 그림을 그려야 했지만 음악은 그의 모든 삶과 예술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소개하는 책 <상페의 음악> (장 자크 상페, 미메시스)는 그런 그의 음악에 대한 애정을 저널리스트 마르크 르카르팡티에와의 대담 형식으로 풀어 낸 에세입니다. 






‘어느 날 저녁, 부모님의 라디오를 통해서 몰래 폴 미스라키'를 듣고 난 후부터, 그가 드뷔시의 달빛(Clair de Lune)때문에 ‘돌연 미쳐 버린’ 후부터, 그가 듀크 엘링턴과 ‘정신없이 사랑에 빠진’ 후부터, 그가 보르도에서 매주 드나들었던 청소년 선도 회관의 피아노 앞에 앉아 거슈윈의 내가 사랑하는 남자(The Man I Love)를 성공적으로 연주하고 난 후부터, 소년 상페는 자신의 인생을 꿈꾼다. 언젠가 레이 벤투라 악단의 일원이 되는 자신을 상상한다.’ ( p 7)


상페가 처음으로 들은 ‘놀라움과 감동 그리고 기쁨을 주는 음악’은 고작 대여섯 살 때쯤 우연히 부모님의 라디오를  통해  들은 벤투라 악단의 연주였습니다. 이후 드뷔시의 음악과 Take the A Train을 듣고는 듀크 엘링턴에 빠지게 됩니다. 나중에 자전거로 와인을 배달하던 시절 레코드 가게에서 듀크 엘링턴의 앨범을 듣고 나서부터는 평생 듀크 엘링턴과 스윙 그리고 재즈에 열광하게 되었습니다. 

상페 자신은 연주인이 될 정도의 소질은 없는 것 같다며 겸손하게 말하지만 사실은 라디오에서 들은 조지 거쉬인의 The Man I Love를 악보 없이 연주할 정도로 재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피아노 한 대 조차 가질 수 없었던 가정 형편이었기에 꿈꾸었던 뮤지션의 길은 포기합니다. 세들어 살던 쪽방의 월세를 내기 위해서는 그림을 팔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내 삶을 구원해 준 건 음악입니다. 음악이 아니었다면 나는 미쳐 버렸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말입니다!’ (p 81)


그러나 그의 삶에서 음악은 그림만큼 중요했습니다. 음악하는 사람들과 거리에서 바이올린 메고가는 학생이나, 콘트라바스 혹은 기타를 들고 가는 청년들을 보며 가슴이 찡하다고 말합니다. 결국 음악 대신 그림만을 고집한 선택을 아마도 영원히 후회할 것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렇더라도 그림으로 이룩한 그의 예술적 성과가 퇴색하는 건 절대 아닐겁니다.

대담 형식이라 두 사람이 마치 바로 앞에 있는 듯 자연스런 문체가 편안한 책입니다. 무엇보다도 상페의 삽화가 풍부하게 들어가 있어 상페의 그림을 좋아하는 독자는 절대 후회하지 않을 책입니다. 특히 책 후반부의 상당 부분은 상페의 그림만으로만 채워져 있어 에세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화집으로 생각될 정도입니다. 

이밖에 클래식은 물론 특별히 재즈를 좋아하는 애호가들한테는 대단히 만족할 만한 책입니다. 상페는 특별히 재즈의 가장 중요한 음악적 특성인 ‘스윙’에 대해 자주 언급합니다.


‘듀크 엘링턴은 대충 이런 내용의 가사를 가진 노래를 한 곡 썼습니다. <당신이 하는 것은 나쁘지는 않지만, 스윙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죠.> 스윙이란, 스윙이 없다면 당신이 하는 일이 아무런 의미도 없게 만들어 버리는, 눈에 띄지 않는 미세한 흔들림이란 거죠.….’ (p 118)


여기에서 말한 곡은 듀크 엘링턴이 1932년에 발표한 <It don’t mean a thing>을 말하는것 같습니다. 곡명 그대로 스윙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듯 그의 그림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마치 스윙에 몸을 맡긴 듯 합니다. 유연한 어떤 리듬을 타고 있는 듯 보입니다. 평생 동경한 음악적 요소가 어쩔 수 없이 짙게 배어있다고나 할까요? 아무튼 언급되는 음악가들과 그들의 음악을 하나하나 찾아 들어가며 느긋하게 즐겨도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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