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구락부 스토리 아카이브

재즈,어번스케치,3D모델링,여행가 그리고 남겨진 이야기.

재즈브루잉재즈 브루잉 - Vinding’s Music – Song From The Alder Thicket (Ketil Bjørnstad, ECM)

리디언스
2021-07-12
조회수 97


북유럽 재즈의 대표 주자 케틸 비에른스타의 문학과 음악적 정체성이 담겨져 있는 북 사운드트랙

Vinding’s Music – Song From The Alder Thicket (Ketil Bjørnstad, ECM)



본격적인 여름을 맞이하는 이때쯤이면 태양이 이글거리는 열대국가들보다 오히려 변방의 거친 자연을 품고 피오르, 백야, 오로라를 가진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그리고 덴마크 같은 나라들을 생각하게 된다. 아마도 그들이 가진 춥고 긴 겨울을 동경해서 그랬으리라. 이들 북유럽에 위치한 국가들은 극지점에 가까운 지리적인 위치뿐만 아니라 오래전부터 그들만의 유사한 문화를 공유해 왔고 복지 국가로서의 기반이 전반적으로 잘 갖추어져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밖에도 간과할 수 없는 공통점 몇 가지가 더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일인당 커피와 재즈 강국이라는 점이다.





최근 자료들을 종합해 보면 일본에 이어 아시아 2위를 차지하는 한국의 연간 일인당 커피 소비량이 고작 2kg 남짓인데 비해 세계 1위인 핀란드는 12kg, 노르웨이가 9.9kg, 덴마크와 스웨덴이 각각 8.7kg와 8.2kg 정도에 달한다. 도저히 비교 대상이 되지 못할 정도의 압도적인 규모다. 우리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마셔대는 것이다. 그러니 최근에 한국에 불고 있는 커피 열풍을 두고 세칭 ‘커피 공화국’이라 칭하는 건 북유럽 사람들의 입장에선 그저 코웃음만 칠 일이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국가들인 덴마크와 노르웨이 언어로 ‘휘게’(Hygge)’라는 단어가 있다. 편안함, 따뜻함, 안락함을 뜻한다. 관계의 편안함에서 얻는 ‘소박함’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여행을 떠난다거나 맘에 드는 물건을 손에 넣기보다는 ‘바로 지금, 여기’에서 얻는 행복이 더욱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를테면 장작불이 타고 있는 난로 옆에서 가족과 친구 등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박하지만 따뜻한 식사와 음료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바로 휘게이다. 그런 면에서 커피야말로 북유럽 특유의 문화인 휘게 라이프에 가장 적합한 음료일 수밖에 없다. 영화 ‘카모메 식당’이 핀란드를 배경으로 하는 것도 결코 이상하지만은 않다. 영화 속 주인공 ‘사치에’는 한 달이 넘도록 손님 한 명 들어오지 않는데도 항상 웃는 얼굴이다. 텅 비어 있는 수영장에서 한가롭게 수영까지 즐긴다. 어쩌면 휘게를 소박하게 즐기는 핀란드인 보다도 더 핀란드인화 되었다고나 할까? 한 달 만에 들어온 식당의 첫 손님 ‘토미’가 주문한 건 식당의 주 메뉴였던 주먹밥이 아니라 바로 커피다. 지금 생각해 보니 영화 ‘카모메 식당’은 개봉 당시에 이미 북유럽 전통의 휘게 라이프를 소개한 영화였던 셈이다. 

자연 환경, 커피 소비량, 라이프 스타일 휘게뿐만 아니라 소위 ‘재즈 강국’이라는 것도 북유럽 국가들의 공통점이다. ‘스칸디나비아 재즈’로까지 일컬어질 정도로 강세다. 가장 유럽적인 재즈를 표방하는 레이블인 독일의 ECM과 ACT 조차도 한참 전부터 북유럽 출신 연주자들의 발굴과 그들의 신규 앨범 발매에 주력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밖에도 스칸디나비아 재즈의 명가라 불려지는 Stunt Jazz등 많은 마이너 레이블들이 지역의 특색에 부합하는 뮤지션들을 찾아내어 꾸준히 앨범을 발매하고 있다.

 

얀 룬드그렌, 마릴린 마주르, 보보 스텐손, 테르예 립달, 닐스 란드그렌, 얀 가바렉, NHOP, 실예 네가드, 리사 엑달, 야콥 영, 이로 란탈로, 토드 구스타프슨, 케틸 비에른스타...

이름만 들어도 북유럽(?)스러운 이들 연주자들은 말 그대로 유럽에서 뿐만 아니라 현재 세계 재즈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쟁쟁한 재즈 뮤지션들이다.

 


Ketil Bjørnstad) (1952 ~)



그 중에서도 이번에 소개하는 뮤지션은 노르웨이 출신 피아니스트 케틸 비에른스타(Ketil Bjørnstad)다. 케틸 비에른스타는 피아니스트이기도 하지만 놀랍게도 1972년에 데뷔하여 이미 삼십여 권이 넘는 시, 소설, 에세이를 펴 낸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 번역 출간된 그의 작품은 총 3부작으로 집필된 소설의 1부 격인 ‘음악 속으로’(문학동네)가 유일하다. ‘음악 속으로’는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은 주인공 소년 ‘엑셀 빈딩’의 사랑과 죽음, 음악에 대한 열정과 좌절을 3부작으로 그려낸다. 음악적 영감을 주었던 어머니의 불행한 죽음, 자신의 라이벌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고통스런 상황, 대가들을 뛰어넘기 위한 피나는 숙련 과정이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더불어 클래식 거장들의 음악에 대한 연주평과 등장인물들에 대한 뛰어난 심리 묘사 역시 이 소설의 매력이다.

 



음악 속으로 (문학동네)



Vinding’s Music – Song From The Alder Thicket (ECM, 2012)




더불어 소개하는 앨범 ‘Vinding’s Music – Song From The Alder Thicket’은 소설 ‘음악 속으로’에 대한 일종의 북 사운드트랙이다. 두 개의 CD중 첫 번째 CD는 케틸이 작곡한 오리지널 곡들을 자신의 피아노 솔로 연주로, 두 번째 CD는 소설 속에서 언급되는 쇼팽, 드뷔시, 라흐마니노프, 쇼팽 등을 피아니스트 구닐라 쉬스만 등과 노르웨이 라디오 오케스트라 (Norwegian Radio Orchestra)가 연주한다. 스탠다드한 재즈보다는 자신만의 음악을 더 깊이 추구하는 케틸 비에른스타의 음악적인 정체성이 이 하나의 앨범에 담겨져 있다고나 할까? 가득 채워진 연주들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그저 아름답기만 하다. 재즈 애호가와 클래식에 관심 있는 사람 모두 만족시키는 앨범이다.

 





보통 케틸 비에른스타의 대표적인 앨범을 꼽는다면 기타리스트 ‘Terje Ripdal’과 첼리스트 ‘David Darling’이 참여한 ‘물’ 3부작 (The sea 1, The Sea 2, The River)을 꼽는다. 모두 ‘물’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이는 소설 ‘음악 속으로’에서 어머니의 비극적인 죽음이 바로 강에서 일어나는 것과 어떤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추측을 하게 된다. 물 3부작이 케틸 비에른스타의 내면을 일관되게 담아낸 것이라면 Vinding‘s Music은 케틸 비에른스타의 음악적인 성과라 부르고 싶다. 책은 여태까지 서너 번은 읽었고, 음반은 셀 수 없이 많이 들었다. 그만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좋아하는 곡은 여섯 번째 트랙 She Didn't Say다.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곡속에 스며있는 먹먹한 슬픔이 천천히 가슴속으로 들어와 차오르곤 하는데 도저히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을 만큼 아름답다. (유투브  음원이 있긴 하지만  유료회원 듣기 전용이라 부득이 링크는 케틸의 다른 연주로 대신한다.)




Provided to YouTube by The Orchard Enterprises

The Sea No. 9 · Ketil Bjørnstad Shimmering

℗ 2015 Grappa Musikkforlag AS Released on: 2015-10-23

Producer: Ketil Bjørnstad Auto-generated by YouTube.


 

0 0

연락처


주소:인천광역시 중구 자유공원남로 25

전화번호:032-765-0261

이메일:jemulpoclub@gmail.com

찾아오시는길


#제물포구락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