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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포구락부의 서재<나무의 세계> (조너선 드로리)

리디언스
2021-05-11
조회수 76


<나무의 세계> (조너선 드로리)


이번 <제물포구락부의 서재>의 책은 조너선 드로리의 <나무의 세계>입니다.

현존하는 어떤 종교를 막론하고 그 종교의 심원에 빠지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나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유대교와 기독교 경전인 구약 성경에는 나무에 얽힌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담과 하와의 선악과가 그렇고 대홍수를 이겨낸 노아에게 처음으로 희망을 안겨 준 것도 비둘기가 물고 온 올리브 잎사귀였습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했다는 솔로몬의 궁전도 레바논산 나무가 없었다면 그 명성을 얻지 못할 수도 있었습니다. 신약 성경에서는 예수님이 무화과를 질책하기도 합니다.

불교에서도 나무 이야기는 중요합니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장소가 바로 보리수 아래였기 때문입니다. 또 초기 이슬람 사회에서 ‘신이 내려준 선물’이라 칭하며 귀하게 여겼던 커피는 다름 아닌  꼭두서니과 나무의 한 종류인 커피나무의 열매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월계수 잎을 빼면 어쩐지 허전합니다.

우리 민족의 시원을 밝히는 신화도 예외는 아닙니다. 단군신화에서 박달나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구전으로 전래되고 있는 나무 이야기는 빠지는 법이 없습니다. 

나무는 인간의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식품과 약품을 공급해 줍니다. 게다가 음식의 조리와 체온을 유지시켜주는 열원의 주요 공급원입니다. 궁극적으로 인간에 비해 월등히 긴 나무의 수명은 경외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무에 대한 신성한 이야기들이 인간의 정신세계에 깊이 뿌리 박혀 있는 이유입니다.

<나무의 세계>의 저자 조너선 드로리는 런던 큐 왕립 식물원의 이사 출신의 식물학자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에게 영향을 많이 준 나무중에서 80 그루를 뽑아 소개합니다. 저자가 식물학자라고 해서 단순한 생태적 소개에 그친 책이 아닙니다. 

가령 플라타너스가 왜 공해에 찌든 대도심 한가운데서 자라는 대표적인 수종이 되었는지, 암스테르담의 조그만 다락방에서 숨어 살던 안네 프랑크에게 희망을 준 마로니에는 어떤 나무인지,  버드나무는 어떻게 아스피린의 원료가 되었는지 등등 역사상 인간과 개별 나무가 주고받은 얼키고 설킨 관계를 조곤조곤 이야기해 줍니다. 여기에 더해 루실 클레르의 일러스트는 단순한 나무들의 외양뿐 아니라 저자의 이야기를 예술적으로 담아 내어 이 책을 손에 들게 만드는 또다른 매력입니다.

나무가 사는 곳엔 반드시 인간이 있고 인간이 사는 곳엔 반드시 나무가 존재합니다. 인간이 없더라도 나무는 자랄 테지만 나무 없는 세계의 인간은 어떨까요? 과연 제대로 생존할 수 있을까요? 그만큼 나무는 인간의 실존과 정신세계 모두에게 중요한 자연 개체입니다.

요사이 소소한 취미가 하나 생겼습니다. 잠깐의 틈을 내어 공사가 한창인 옛 인천시장 관사 정원의 나무들을 둘러보는 일입니다. 나무들이 지켜 보았을 역사와 사람들을 생각하는 일은 저자가 책에서 줄곧 얘기한 자연과 인간의 공생에 대해 성찰 해보는 것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걸 느낍니다. 이름 모를 나무 한그루에도 이곳의 역사와 시간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니 하나하나가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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