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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브루잉제물포구락부와 재즈

리디언스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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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포구락부와 재즈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1979년에 발간한 저서 <구별짓기 : 문화와 취향의 사회학>에서 매우 독특한 시각으로 ‘아비투스’라는 개념을 정의했다. 아비투스란 개인의 습관과 취향은 자신이 속한 계급에 맞는 패턴이라는 것이다. 자기들만의 공통적인 체계를 만들고 그 체계 안에서 생각하고 소비하고 취향을 표현한다는 뜻이다. 또한 아비투스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후대에 세습되는 경향이 있다.

음악으로 예를 들면 우리 사회에서 트로트를 주로 듣는 계층과 재즈나 클래식을 즐기는 계층 사이에는 묵시적인 간극이 존재한다. 트로트는 전문적인 음악 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쉽게 즐길 수 있으나 경제적, 문화적 우월감을 갖는 계층은 어느 정도의 지식이 필요한 것이라 생각하는 재즈나 클래식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고가의 음향 장비를 구입하거나 고액의 입장료를 지불하고 공연장에서 즐길 수 있는 경제적인 여유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더욱 재즈와 클래식에 집중하게 된다.

하지만 애초에 재즈는 아메리카 대륙에 정착하게 된 아프리카 출신 흑인 노예들이 불렀던 노동요에서 비롯된 음악이다. 즉 가장 낮은 계급이었던 흑인 노예들로부터 시작된 서민적인 음악이라는 뜻이다. 그들은 혹독한 노동의 고통을 견디기 위해 선창과 후창, 합창으로 이루어진 노동요(블루스)를 불러왔다. 여기에 블랙 가스펠과 클래식 등 여타 음악적 요소들과 결합하면서 19세기말~20세기 초에 이르러 재즈로서의 틀을 갖추게 된 것이다. 구시대가 끝나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시점(1918년)과 재즈가 최초로 녹음(1917년)된 시점이 엇비슷하다는 점에서 이를 알 수 있다. 상류층만이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시대에서 흑인 노예와 같은 최하층 계급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후에도 시대의 변혁과 함께 하며 수많은 스타일로 분화되고 합쳐지면서 현재와 같은 장르로 자리 잡았다. 덧붙이자면 현대 대중음악의 거의 모든 장르는 흑인음악이 원류이며 흑인음악은 곧 재즈(블루스)를 모태로 한다. 그래서 재즈를 즐긴다는 행위는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과 연주자를 찾아 탐험하는 과정이다. 여기에서 즐거움을 느낄 때 우리는 곧 재즈를 즐기게 되는 것이다. 

제물포구락부는 여태까지 개항기 시절 제물포 지역에서 활동하던 외국인 전용 사교 클럽 건물이라는 역사성만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제물포구락부는 이러한 한정된 기능과 의미에서 벗어나 개항장의 상징적 서사 자원과 미래세대를 위한 가치 재생 공간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모두 아우르는 열린 공간으로 변신했다. 일정한 계층만 출입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시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라는 뜻이다. 

제물포구락부에서 재즈를 듣는다는 건 그런 의미에서 매우 상징적이다. 특별한 계층 내지는 소수의  매니아들만이 아닌 재즈 본래의 탄생 의미대로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기적인 ‘해설이 있는 재즈 감상회’뿐 만 아니라 별도로 요청하는 경우에도 수시로 재즈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 사회는 개성이 중시되고 다양한 층위의 문화가 모두 존중되는 다양성의 시대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 주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복합문화공간인 제물포구락부에서 여러 장르가 융합되어 만들어진 재즈를 즐긴다는 것 자체가 현대 사회에서 가장 적합한 문화 행위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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