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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브루잉재즈 브루잉 - <La Misteriosa Musica Della Regina Loana> (Gianluigi Trovesi & Gianni Coscia, ECM)

리디언스
2022-01-03


움베르토 에코의 지적 유희를 담은 헌정 앨범

<La Misteriosa Musica Della Regina Loana> (Gianluigi Trovesi & Gianni Coscia, ECM)







지안루이지 트로베시(Gianluigi Trovesi)와 지아니 코시아(Gianni Coscia)는 클라리넷과 아코디언의 독특한 조합으로 거의 평생을 함께 한 음악적 동반자입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클라리넷과 아코디언, 이 단순한 구성은 오히려 음악적 순수함을 표현함에 있어 가장 이상적이라 불러도 될만큼 조화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1999년에 발표한 앨범 In Cerca Di Cibo를 시작으로 레이블 ECM을 대표하는 듀오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소개하는 앨범 La Misteriosa Musica Della Regina Loana 역시 같은 구성과 스타일의 앨범이지만 위대한 작가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에게 헌정하는, 조금은 특별한 앨범입니다. 움베르토 에코는 알려지다시피 기호학자, 미학자, 언어학자, 철학자, 소설가, 역사학자 등 수많은 수식어를 동반하는 현대를 대표하는 인문학의 거장이면서 아마추어 뮤지션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움베르토 에코 (Umberto Eco 1932. 1. 5 ~ 2016. 2. 19) 




듀오 지안루이지 트로베시 & 지아니 코시아와 움베르토 에코와의 인연은 이들의 첫 번째 앨범 In Cerca Di Cibo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움베르토 에코는 In Cerca Di Cibo의 라이너 노트 이래 이들 듀오의 모든 앨범의 라이너 노트를 책임져 왔기 때문입니다. 소개하는 앨범  La Misteriosa Musica Della Regina Loana의 타이틀은 세상에 대한 모든 백과사전적 기록들을 다 기억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는 주인공이 자신의 상실된 기억 조각들을 복원해 가는 과정을 그린 자전적 소설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La Misteriosa Fiamma della Regina Loana)에서 빌려왔습니다. 그래서 앨범 전체에는 움메르토 에코와 이 소설에 영감을 얻은 곡들로 가득합니다.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움베르토 에코, 열린책들)




움메르토 에코의 이름에서 따온 헌정곡 Eco와 Umberto를 비롯하여 루이 암스트롱이 즐겨 연주했던 초기 재즈 넘버인 Basin Street Blues, 글렌 밀러의 대표적인 스윙 넘버인 Moonlight Serenade, 영화 카사블랑카의 OST로 유명한 As Time Goes By 등 재즈 스탠더드를 포함하여 다양한 스타일의 곡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수백 번을 들었을 스탠더드도 이들만의 곡인양 특별하게 들립니다. 특히 Moonlight Serenade의 경우 글렌 밀러의 원곡이 주는 애수 어린  로맨틱한 분위기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움베르토 에코를 향한 추모의 감정이 짙게 배어나옵니다. 가슴 한켠에 담아둔 슬픔이 천천히 올라옵니다. 곡명 그대로 움베르토 에코를 향한 ‘달빛연가’입니다.

이외에도 체코의 현대음악 작곡가 야나첵의 Nebjana가 세 가지 바리에이션으로 들어가 있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대항해 항쟁을 벌인 이탈리아 파르티잔들이 불렀던  Bella Ciao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트로베시와 코시아의 음악적 아이디어로 변형되어 녹아들어 있습니다. 






지안루이지 트로베시 (Gianluigi Trovesi)



지아니 코시아 (Gianni Coscia)



 

움베르토 에코에 대한 헌정 앨범이라고는 하지만 슬픔과 애도만 느껴지는 건 아닙니다. 따뜻한 낭만성이 가득한 아름다운 선율 리듬으로 가득합니다. 게다가 수십 년간 음악적 교감을 나누어 온 두 연주자는 추모앨범임에도, 여태까지 늘 그래왔던 것처럼 유머와 위트를 잊지 않았습니다. 마치 움베르토 에코의 유쾌했던 지적 유희를 닮은 듯 합니다. 별점 다섯 개 만점에 다섯 개로는 모자랍니다. 마음으로는 한 개를 더 주고 싶은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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