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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브루잉재즈 브루잉 - Verse (Patricia Barber, Blue Note)

리디언스
2021-11-22
조회수 72


읊조리는 노래가 그저 시처럼 흘러가고 풍경처럼 남으면 얼마나 좋을까.

Verse (Patricia Barber, Blue Note)






파트리샤 바버(Patricia Barber). 현존하는 최고의 여성 재즈 아티스트이자 노래하는 여류 시인. 진부한 이런 표현 말고 시적인 가사, 현대적인 작곡과 편곡, 독특한 음색의 보컬과 피아노 연주 등 모든 면에서 재즈가 가진 기존을 틀을 허문 그녀를 지칭할 적당한 수식어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파트리샤 바버는 1956년 시카고에서 태어났습니다. 스윙 재즈 시대에 가장 유명한 밴드 중 하나였던 글렌 밀러밴드의 색소포니스트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피아노와 재즈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오와 대학에서 심리학과 피아노를 공부한 후 다시 시카고로 돌아와 작은 바에서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재즈를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크게 주목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1994년 마이너 레이블인 프리모니션 레코드에서 발표된 <Cafe Blue>가 블루노트에서 발매되면서부터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됩니다. 초 거대 메이저 레이블인 블루노트가 시카고 지역의 이름 없는 프리모니션의 앨범을 공급하기로 한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바로 소속 아티스트인 파트리샤 바버의 음악성이 가진 잠재력 때문입니다. 이후 1998년에 다운비트에서 만점을 받았던 <Modern Cool>을, 1999년과 2000년에는 시카고에 있는 그린 밀이라는 작은 카페의 실황 연주를 담은 <Companion>과 <Night Club>을 발표하며 확실하게 컨템포러리 재즈 아티스트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소개하는 앨범 <Verse>는 파트리샤 바버의 최고 전성기인  2002년에 발매된 명반입니다. 하지만 그런 명성을 들었음에도 그녀의 음악을 감상하고 있으면 뭔가 모르게 기존에 알던 재즈와 다르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그저 읊조리는 것 같은 그녀의 보컬은 한마디로 여태까지의 상식을 완전히 무너뜨립니다. 극도로 자제된 멜로디 라인과 함께 특별한 기교도 없고 재즈 보컬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스캣도 구사하지 않습니다. 이를 두고 ‘시적 재즈’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이 음반의 타이틀이 ‘Verse’인 걸 보면 그리 나쁘지 않은 표현입니다. 

Verse는 흔한 스탠더드 하나 없이 자신이 거의 전곡을 작사, 작곡한 곡만으로 구성했습니다. 보컬은 물론 피아노와 펜더 로즈 역시 파트리샤 바버 자신이 연주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트럼페터 데이브 더글라스와 드러머 전설 조이 배런의 참여가 특별히 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데이브 더글라스의 트럼펫은 그의 아방가르드한 색채가 파트리샤 바버와 절묘하게 어울립니다. 조이 배런의 안정된 드럼은 말 할 필요도 없이 앨범 전체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이 앨범의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매력은 심리학을 전공한 그녀가 직접 쓴 가사에 있습니다. 대표적인 곡이 바로 ‘Clues’와 ‘I Could Eat Your Words’같은 곡입니다. 






언젠가 늦은 밤 작은 사진집을 펼쳐 놓고 이 앨범을 듣다가 저의 개인 트위터에 이렇게 적어 놓았더군요. 


읊조리는 노래는 시가 되어 흐르고 사진으로 담은 시간은 풍경으로 남았다. 

삶이라는 것도, 시간이라는 것도 그저 시처럼 흘러가고 풍경처럼 남으면 얼마나 좋을까. 


읽고보니 저 때의 감정이 지금도 느껴집니다. 사뭇 철학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어법으로 쓴 노랫말들이 우울함과 염세적인 분위기의 보컬에 더해져 삶의 실존적 불안으로 느껴졌나 봅니다. 





사족 하나 더하자면 파트리샤 바버의 거의 모든 앨범들이 오디오파일 레코딩으로 유명합니다. 앨범 Verse 역시 저 개인적으로 오디오를 테스팅할 때 자주 플레이 하는 앨범입니다. 그만큼 음질이 뛰어납니다. 특히 Regular Pleasures에서 묵직한 베이스, 찰랑거리는 드럼의 하이햇, 저역대에서 울리는 파트리샤 바버의 보컬, 마치 찬공기를 가르는 듯 진동하는 더글라스의 뮤트 트럼펫 등 각 영역의 윤곽들이 선명하면서도 짱짱하게 느껴진다면 그 앰프와 거기에 물린 스피커는 일단 합격입니다. 파트리샤 바버의 앨범들은 개인적으로 혼자 몰래 듣고 싶을 정도로 아끼는 것들입니다. 겨울의 문에 들어서는 요사이 들으면 좋을 듯 싶어 추천합니다.

  




Provided to YouTube by The Orchard Enterprises

I Could Eat Your Words · Patricia Barber

Verse ℗ 2002 Premonition Records

Released on: 2002-08-27 Producer: Patricia Barber

Auto-generated by YouTube.







Provided to YouTube by The Orchard Enterprises

Regular Pleasures · Patricia Barber

Verse ℗ 2002 Premonition Records

Released on: 2002-08-27 Producer: Patricia Bar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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