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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포구락부의 서재제물포구락부의 서재 - <작가와 술> (올리비아 랭, 현암사)

리디언스
2021-11-08
조회수 38


작가에게 술은 상상력의 묘약인가, 파멸의 독약인가?

<작가와 술> (올리비아 랭, 현암사)








스콧 피츠제럴드, 어니스트 헤밍웨이, 테네시 윌리엄스, 존 베리먼, 존 치버, 레이먼드 카버.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문학적 성과를 이루어 낸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들이라는 뻔한 대답은 어쩐지 식상합니다. 조금 의외일지는 모르지만 여기에서 요구하는 대답은 이들 모두 알콜중독자라는 것입니다. 사실 미국 노벨문학상 출신 작가들 중 상당수가(여섯 명 중 네 명) 알콜중독자라고 하니 그리 놀랄 일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술이란 대체 어떤 의미일까요? 이들의 작품에 미친 영향은 얼마나 될까요? 

<작가와 술> (올리비아 랭, 현암사)의 저자 ‘올리비아 랭’ 역시 그 물음에 대한 답변을 찾고 싶었나 봅니다. <작가와 술>은 영국의 작가이자 평론가인 올리비아 랭이 이들 작가들의 삶과 문학의 흔적들을 찾아 여행하며 쓴 기행문이자 비평문입니다. 

저자는 우선 이들 알콜중독 작가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알코올중독 작가에게 관심을 갖게 된 근원적 배경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자면, 사실 나 자신도 알코올중독 가정에서 자랐다. 나는 여덟 살부터 열한 살까지 알코올의 마수에 휘둘리는 가정환경 속에서 살았고 이 시기의 영향은 이후의 삶에까지 쭉 이어졌다. 그러다가 열일곱 살 때 테네시 윌리엄스의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를 읽으면서 비로소 내가 자라면서 겪었던 알코올중독과 연관된 행동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는지에 마음이 쏠렸다. (작가와 술, p 29)


저자 올리비아 랭의 내밀한 고백처럼 술이 이들 문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은 이들 알코올중독 작가들에 대한 치밀한 추적을 통해 매력적으로 파헤쳐집니다. 저자는 미국 전역을 다니며 작가와 그들의 평탄치 않았던 삶, 위대한 작품에 적셔진 술의 흔적을 찾아냅니다. 

이 책의 원제는 올리비아 랭이 특별히 좋아했다는 테네시 윌리엄스의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에 나오는 대사에서 인용한 것으로 '에코 스프링으로의 여행 The Trip to Echo Spring'입니다. '에코 스프링'은 미국의 위스키 브랜드이자(버번 위스키) 술을 넣어두는 곳을 말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술을 마시러 가겠다는 의미입니다.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주인공 브릭이 아버지에게 하는 대사인 "I'm taking a trip to Echo Spring"에서 따온 말입니다. 그런만큼 특히 테네시 윌리엄스에 관한 일화와 그의 자취를 품은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언급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저자 올리비아 랭이 테네시 윌리엄스가 오랫동안 머물며 글을 썼던 뉴욕의 브로드웨이에 있는 고급 호텔 엘리제 호텔을 찾으면서 시작합니다.   

한번 손에 쥐게 되면 쉽게 놓지 못하는 책입니다. 언급된 작가들의 면면과 무엇보다도 작가와 술이라는 흥미로운 주제 때문이겠지만 더불어 저자 올리비아 랭 자신이 훌륭한 작가라는 점입니다. 그만큼 읽는 맛이 좋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애초의 의문들… 가령 작가와 술과의 관계, 술이 작품과 작가의 삶에 미친 영향은 어렴풋하게나마 윤곽을 느끼게 되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또다른 의문이 생긴다는 걸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술이 없이도 작가들이 위대한 작품들을 남길 수 있었느냐 하는 물음입니다. 만약 그랬다면 그 작품들은 어떤 모습으로 읽히게 될까요? 술기운을 빌린 것이 아니었을테니 좀더 명철한 이성으로 쓰인 또 다른 명저가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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