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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브루잉재즈 브루잉 - My Funny Valentine (Chet Baker, The Last Great Concert, Good International, 1988)

리디언스
202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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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에 대한 환상과 지나간 청춘의 기억을 담고 있는 영원한 신화

My Funny Valentine (Chet Baker, The Last Great Concert, Good International, 1988)


 1988년 5월 13일. 새벽 세 시 경. 암스테르담의 싸구려 호텔 프린스 헨드리크 앞을 지나던 한 행인은 피투성이가 된 채 죽어있는 남자 시신 한 구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다. 조사 결과 남자의 실수인지 자살인지 확실치 않으나 외부침입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호텔 창문을 지탱하고 있는 빗장이 함께 떨어져 있는 걸로 보아 실족사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사망한 남자가 투숙했던 방에는 트럼펫이 있었고, 수소문 끝에 시신 안치소를 찾은 남자의 지인들에 의해 신원이 밝혀졌다. 




쳇 베이커 (Chet Baker 1929.12.23~1988.5.13)  사진 : www.mywhere




 중성적 음색을 가진 목소리와 특유의 우울함을 담은 트럼펫 연주자. 재즈계의 제임스 딘이라 불릴 정도로 매력적인 용모를 가진 쿨 재즈의 전설. 시신의 주인공 쳇 베이커(Chet Baker 1929.12.23~1988.5.13)의 굴곡진 삶은 결국 이렇게 비참하게 막을 내렸다. 5월 10일 로테르담에서 잼 세션을 한 후 잠적한 쳇 베이커는 이틀 뒤인 12일에 네덜란드 방송국의 생중계가 예정된 중요한 공연에 나타나지 않았다. 매니저와 밴드 멤버들 조차 그의 행방을 아는 이는 없었다. 그리고는 호텔 창문에서 추락한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다. 

 마일즈 데이비스로부터 시작된 쿨 재즈(Cool Jazz)(Miles Davis)가 동시대 장르인 비밥과 하드밥보다 인기가 많았던 것에는 다분히 말끔한 용모를 가진 백인 스타 연주자들의 역할이 매우 크다. 쳇 베이커, 스탄 게츠, 데이브 브루벡, 제리 멀리건 등이 바로 그들이다. 그 중에서도 쳇 베이커는 트럼펫을 연주할 뿐 아니라 독특한 매력의 목소리로 인기를 독차지한 스타중에 스타였다. 비록 테크니션은 아니었으나 듣는 이의 폐부를 서늘하게 찌르는 독특한 트럼펫 소리는 그만이 낼 수 있는 완벽한 장기였다. 때로는 마일즈 데이비스의 아류로 취급되기도 했으나 청중은 오히려 열광했다. 그가 부르는 불안한 음정과 음색의 노래는 수려한 외모와 더불어 수많은 여성들의 모성심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그는 정작 그런 인기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았다. 




말년의 쳇 베이커 (1988년 4월 라스트 콘서트, 독일 하노버 )



 쳇 베이커는 1952년 스탄 게츠와 함께 첫 레코딩을 한 후 제리 멀리건 밴드 멤버로 이름을 알렸다. 판타지와 퍼스픽 레코드 등에서 게리 멀리건 밴드의 일원으로 모두 10장의 음반에 참여하였고 이때 발표된 

‘My funny valentine’으로 스타덤에 오른다. 하지만 그런 영예는 처음부터 불안했다. 곧 마약상습복용 혐의로 구속되었기 때문이다. 그후 그는 불안정한 결혼생활, 폭력사건 연루, 미국과 유럽을 오가는 방랑, 빈번한 재기와 몰락 등으로 대중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이 모든 것을 야기한 것은 그의 삶 전부를 갉아먹은 마약중독이었다. 이 지독한 마약중독은 결국 암스텔담의 허름한 호텔의 창가에서 추락사함으로서 종지부를 찍는다.   

 쳇 베이커의 대표곡은 말할 것도 없이 ‘My Funny Valentine’이다. 쳇 베이커는 이 곡을 1952년에 게리 멀리건과 함께 처음 녹음했다. 1954에는 퍼시픽 재즈 레코드에서 Chet Baker sings라는 앨범으로 트럼페터가 아닌 보컬리스트로 녹음하였고 호불호가 갈렸음에도 그의 얼굴을 내세운 자켓 때문인지 상당한 히트작이 된다. 이때부터 그의 중성적인 목소리가 여성팬들을 부르게 되었다. 여기에는 물론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영화배우 제임스 딘을 연상케 하는 청순한 외모도 큰 몫을 차지한다. 이후 쳇 베이커의 부른 My Funny Valentine은 모두 40여 개의 버전이 존재할만큼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다. 

 이 곡은 원래 1937년 브로드웨이에서 8개월 동안 상영된 뮤지컬 쇼 ‘용감한 연인들 (Babes in Arms)’에 수록된 곡이다. 아마도 역사상 가장 많이 녹음된 재즈 발라드일 것이다. 약간 우스꽝스럽게도 들리는 제목, 단순한 멜로디와 코드는 별로 눈길을 끌만한 요소는 아니다. 하지만 쳇 베이커는 자칫 밋밋하게 느껴질 이 곡의 몇몇 곳에 클라이막스를 기가 막히게 만들어 냈다. 그야말로 쳇 베이커만이 할 수 있는 쳇 베이커만의 마법이다. 





 (Chet Baker: The Last Great Concert 1 & 2, Good International)


 

 소개하는 버전은 1988년 4월에 독일 하노버에서 북부독일방송(NDR) 빅밴드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진행한 공연 실황 버전이다. 사실 쳇 베이커는 리허설에 한번도 나오지 않아 공연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었으나 다행히 4월 28일 예정대로 진행되어 성공을 거둔다. 결국  이 공연은 그가 남긴 최후의 앨범이 되었다. 보름여가 지난 후 유명을 달리했기 때문이다. 공연에서는 쳇 베이커가 가장 좋아했던 곡들 위주로 연주되었다. 빅밴드와 오케스트라까지 가미된 연주는 가히 역사적인 현장의 스케일과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재즈 뮤지션으로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재즈에 어울릴 만한(?) 드라마틱한 삶의 주인공이지만 솔직히 쳇 베이커를 얘기하는 건 늘 망설여진다. 말쑥한 백인이었으며 백인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지만 그의 삶과 연주, 목소리 모두 재즈가 가진 가장 어두운 블루(Blue)를 가지고 있다. 말하자면 이 언발란스한 블루지(Bluesy)함을 표현하기가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까다로운 것보다는 오히려 그에 대해 너무나도 할 말이 많아서 일지도 모른다. 

 젊었을 때는 단지 낭만적으로만 들렸던 My Funny Valentine이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 듣게 되면 뭔지 모를 감정에 사로 잡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제목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멜로디. 특정할 수 없는 슬픔을 자아내는 중성적인 목소리. 내 삶의 고뇌와 고독을 저절로 회상하게 만드는 묘한 힘을 느낀다. 이것이 재즈의 매력일까? 아니면 단지 쳇 베이커만의 매력일까? 그만큼 쳇 베이커와 그의 음악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재즈의 환상과 지나간 청춘의 기억을 모두 담고 있는 영원한 신화다.











Provided to YouTube by Kontor New Media GmbH My Funny Valentine · Chet Baker · Radio Orchestra Hanover My Favourite Songs - The Last Great Concert ℗ ENJA GmbH Released on: 1988-04-16 Artist: Chet Baker Trumpet: Chet Baker Composer: George Gershwin Guitar: John Schröder Music  Publisher: Manuskript Ensemble: Radio Orchestra Hanover Piano: Walter Norris Auto-generated by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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